日 유명 연출가 토시키 오카다 23일 내한…대표작 선보여

日 유명 연출가 토시키 오카다 23일 내한…대표작 선보여

기사승인 2011-03-22 22:45:00

[쿠키 문화] 오에 겐자부로 상, 요코하마 문화예술상을 수상한 일본 연출가 도시키 오카다(39)가 23일 내한한다. 그는 오는 24~26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자신의 대표작 ‘핫페퍼, 에어컨, 그리고 고별사’를 선보인다. 25~30일에는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강연회를 갖는다.

그는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립극단과 페스티벌 봄에서 이번 공연을 의뢰 받았을 때도 매우 기뻤다.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한국과 지속적으로 공동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1997년 극단 첼피쉬를 창단하여 모든 작품의 극작과 연출을 맡아온 그는 연극에 현대무용, 미술, 문학을 접목시켜 형식적인 변화를 꾀해왔다. 대사에 과장되고 반복된 무용을 곁들였고, 연극을 극장이 아닌 백남준아트센터, 시카고 현대미술관, 도쿄 미술관과 같은 미술관에 올렸다. 또한 2007년에 발표한 소설집 ‘더 엔드 오브 더 스페셜 타임 위 워어 얼로우드(The End of the Special Time We Were Allowed)’는 일본 권위의 문학상 오에 겐자부로 상을 받기도 했다.

동양적 예술관을 작품 활동의 원천으로 꼽은 그는 “해외 공연을 통해 유럽을 많이 여행하다보니, 서구문명과 비 서구문명이 예술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점의 차이를 알게 됐다. 이러한 차이가 오히려 우리에게는 기회”라면서 “동양 예술가들은 우리의 문화와 사회를 바탕으로 한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야하고, 이것이 그 어떤 응축되고도 강력한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초연된 ‘에어컨’의 확장판인 이번 공연은 임시직 여직원의 해고와 송별회를 통해, 비정규직의 확산으로 무기력에 빠진 ‘제로세대’(일본에서 1960~70년대 태어난 세대를 일컬음)의 슬픔을 표현했다. 묵직한 주제는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과장된 몸짓과 분절된 영상들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바가 서서히 드러난다.

환상적인 연극을 추구한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존경한다는 그는 “요즘 관객들은 연극이 진짜라고 믿도록 종용받지만, 무대 위의 세계는 진짜가 아니고 이를 진짜처럼 만들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나는 무대를 현실과 간격 그 자체로 관객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1544-1555).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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