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 “‘똥파리’ 이후 영화 멀리하려 했다”

양익준 “‘똥파리’ 이후 영화 멀리하려 했다”

기사승인 2011-04-30 09:44:01

[쿠키 영화] 양익준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겸했던 영화 ‘똥파리’ 이후 한동안 힘들었던 상황을 밝혔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29일 오후 영화의 거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숏숏숏 2011 : 애정만세’(이하 ‘숏숏숏’) 기자회견에서다. ‘숏숏숏’은 국내 단편영화의 제작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직접 제작한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사랑’을 화두로 ‘똥파리’로 명성을 얻은 양익준 감독과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부지영 감독이 참여했다. 양 감독은 ‘미성년’, 부 감독은 ‘산정호수의 맛’을 ‘숏숏숏’의 결과물로 내놨다.

양 감독은 “지난해 6월 (‘숏숏숏’ 연출) 제의를 받고 ‘지옥’을 경험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무엇인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똥파리’ 이후 한동안 영화를 멀리하던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영화가 시의성이 있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미성년’ 연출에 임했고) 큰 무리 없이 진행되어 전주까지 와서 상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각종 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갔던 ‘똥파리’의 후유증,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완수해야 했던 신작 ‘미성년’ 연출의 어려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어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치유되는 느낌도 들었다”는 희망적 발언으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양 감독이 만든 단편영화 ‘미성년’은 30대 남성 ‘진철’(허준석)과 여고생 ‘민정’(류혜영) 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민정’과 우연히 하룻밤을 함께 보낸 ‘진철’은 한동안 혼란스러워 하지만, 이내 조금씩 마음을 열어나간다.

두 배우 모두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양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똥파리’ 이후 영화 촬영을 하거나 출연을 지속적으로 했다면 연기자 데이터가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똥파리’ 때도 그렇고 주로 개인적인 친구들이 출연을 했는데 이번에는 오디션을 통해 만났다”고 달라진 캐스팅 방식을 소개한 뒤 “혜영 씨는 첫날 만나고 바로 결정했다. 조금 늦게 캐스팅된 준석 씨는 처음에는 갈등했지만 같이 일하고 됐고 지금은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류혜영은 “사실 캐스팅 됐을 때 ‘똥파리’를 보지 못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가둬 놓고 ‘똥파리’를 보게 하시더라(웃음). 대본 리딩할 때나, 촬영할 때 감독님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친숙해지려 노력을 많이 하신다”며 양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공개했다. 허준석은 “‘똥파리’를 본 후 감독님이라기보다는 양익준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애정만세’의 두 번째 작품인 ‘산정호수의 맛’은 같은 마트에서 일하는 준영을 짝사랑하는 순임(서주희)의 여정을 담은 영화로, 지난 가을 산정호수에서 열린 마트 단합대회에서 함께 뛴 준영과의 추억을 더듬어보는 이야기다.

부 감독은 “사랑이나 멜로를 생각해 봤을 때, 딱히 젊은 연인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내키면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보다는 낭만적 사랑의 변방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떠올랐다”고 소재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랑은 활력소가 되고, 살아가는 힘도 될 수 있는데 많이들 안 하고 사시는 것 같다. 낭만적 사랑의 변방에 있는 사람들, 이를테면 나이가 들었거나 경제적 활동이나 사회적 제약 때문에 사랑을 놓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전주에서 첫 선을 보인 ‘애정만세’는 6월 9일 일반에게 개봉될 예정이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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