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홀 +6…기권에 궁색변명,골프황제 시대 저무나

9홀 +6…기권에 궁색변명,골프황제 시대 저무나

기사승인 2011-05-13 0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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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끝없는 추락…. ‘골프 황제’의 수명이 다한 것일까. 15년이상 세계 프로골프계를 지배하며 수많은 우승컵을 안았던 타이거 우즈(36)가 섹스스캔들과 이혼이후 좀처럼 예전의 실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프로골프협회(PGA) 투어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즈는 1라운드에서 첫 9홀동안 무려 6오버파를 기록하더니 “무릎이 아프다”며 기권까지 선언했다.

전날까지만해도 “반드시 이번 대회를 통해 정상에 복귀하겠다”던 그의 투지는 온데간데 없고 유럽의 신성 마르틴 카이머(세계 2위·독일)와의 동반 라운드에서 수치를 당한 것이다.

특히 우즈가 기권 카드를 꺼낸 것은 동반 플레이어에 대한 ‘매너없는 행동’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혼 이후 동정적이던 골프계의 여론조차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마스터스 경기 도중 왼쪽 무릎과 아킬레스건을 다쳐 1개월 정도 대회에 나가지 않았던 우즈는 이번 대회를 복귀전으로 삼겠다는 의욕을 보였었다.

그러나 1라운드의 절반 홀만 돈 상황에서 같은 부위의 통증을 이유로 기권을 선언했다.

이날 경기 내용도 9개홀에서 6오버파를 기록해 골프황제의 샷이라고 할 수 없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2009년 11월 미국 올랜도 자택 인근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뒤 각종 여성 편력 사례가 불거지면서 추락을 거듭해온 우즈는 마음은 물론 몸까지 정상 궤도에서 이탈한 상태다.

2008년 US오픈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도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우즈는 이번에는 “걷기도 어려웠고 며칠 상태를 보고 진단을 받아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것 같다”는 변명을 했다.

우즈는 “처음 티샷을 날릴 때부터 무릎에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아킬레스 쪽에 통증이 왔고 종아리 부위에는 경련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몸을 풀 때는 느낌이 좋았지만 점점 상태가 나빠졌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의 오랜 친구이자 베테랑 PGA선수인 마크 오메이라는 “우즈와 대회 전 이틀동안 연습라운딩을 했다”면서 “두번 라운딩 동안 우즈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고 두 번째 연습라운딩때 그의 샷은 정말 멋졌다”고 말해, 우즈의 기권 변명을 더욱 궁색하게 했다.

우즈는 1번 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러프 쪽으로 보내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고 두 차례 퍼트를 시도해 1타를 잃었다. 4번 홀(파4)에서는 공을 두 번이나 물에 빠트려 7타를 쳤다.

그는 기권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이 쉬면서 몸 상태가 좋아졌다. 의사도 대회에 출전해도 괜찮다고 했다"며 "큰 대회기 때문에 출전하고 싶었지만 마치지 못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대회는 우즈가 오래 자리를 비웠다가 치른 복귀전 가운데 최악이다. 2002년 12월 왼쪽 무릎 십자 인대 주위의 양성 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7주 만에 돌아와 2003년 뷰익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 4월엔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10주간의 재활을 거쳐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무기한 골프 중단 선언을 했다가 돌아온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도 공동 4위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즈에게서 골프 황제의 모습을 다시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우즈의 전 스윙코치 부치 하먼은 “그가 이번 대회에 나온다고 했을 때 놀랐다. 올해 US오픈에 나온다고 하면 더 놀랄 것”이라고 말해 ‘골프황제’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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