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영화는 다양한 구성 요소를 갖춘 후 관객들을 만난다. 배우들의 열연, 배경, 음악, 스토리가 제대로 결합될 때 관객은 재미를 느끼거나 감동을 받는다. 16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미안해, 고마워’(감독 송일권, 오점균, 박흥식, 임순례)는 이러한 요소들 중에서 배우들의 열연이 특히나 돋보이는 경우다.
‘미안해, 고마워’는 지난해 네 명의 감독들이 농림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영화로 각각 25분의 길이로 만들어진 영화들의 옴니버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에 대해 조명한다.
송일곤 감독의 ‘고마워 미안해’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기르던 개를 통해 남긴 메시지를 딸이 성장한 후 깨달으면서 삶의 소중한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오점균 감독의 ‘쭈쭈’는 경쟁사회에서 밀려난 노숙자와 버려진 유기견과의 사연을 통해 사람과 동물과의 교감을 리얼하게 표현해 냈다. 박흥식 감독의 ‘내동생’은 실제로는 강아지이지만, 자신에게는 하나뿐인 동생을 통해 ‘생애 첫 이별’을 경험하는 아픔을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임순례 감독의 ‘고양이 키스’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딸과 고양이라면 질색하는 무뚝뚝한 아버지와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따뜻한 유머를 선사한다.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네 작품은 시작과 동시에 성인 연기자와 아역 연기자 그리고 동물이 연기의 세 주체가 되어 혼연일체의 하모니 속에 영화를 이끈다. 문정희, 서태화, 전국환, 김영민, 최보광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와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지호의 열연은 영화에 무게감을 부여한다. 여기에 이미 영화 ‘해운대’ ‘헬로우 고스트’에 출연해 스타 아역배우로 자리 잡은 천보근과 ‘하녀’의 안서현을 비롯해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김수안, 조아진 등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놀랍다’는 표현 이외에는 달리 적합한 말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또 장애인 도우미견과 놀이 치료견으로 활동 중인 ‘하늘이’와 묘기견으로 활약하고 있는 ‘사랑이’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 배우들의 ‘사람 같은’ 연기는 성인, 아역 연기자들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임 감독의 ‘고양이 키스’는 강아지와 함께한 다른 세 편과 달리 유일하게 고양이를 등장시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언론시사회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세 분의 감독이 모두 강아지를 선택해 다양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양이를 선택했다”며 “개와는 다르게 고양이는 조련이 통하지 않아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밤 촬영이 많아 흰색의 고양이를 주로 캐스팅 했고, 낯선 환경에서도 대담하게 반응하는 고양이를 선별하기 위해 나름대로 엄격한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성인 연기자, 아역 연기자 그리고 동물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 조합이 돋보이는 ‘미안해, 고마워’는 5월 26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