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드라마‧영화, 아이돌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Ki-Z issue] 드라마‧영화, 아이돌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기사승인 2011-05-28 15:07:00

[쿠키 연예]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넘어 안방극장과 스크린으로 진출한 지 오래다. 주로 배역을 맡아 연기를 겸하는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아예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실상과 미래에 대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잔인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들을 살펴봤다.

우선 ‘나도 한때 유명 걸 그룹 멤버’였다는 자부심으로 버티는 두 인물이 있다.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에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걸 그룹 ‘국보소녀’가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한때는 그룹의 리더였으나 이제는 안티 팬들을 몰고 다니는 연예인이 된 구애정(공효진)이 주인공이다. ‘비호감 연예인’을 드라마 전면에 공개적으로 드러낸 설정이 눈길을 끈다. 또 공효진, 유인나, 이희진, 배슬기로 구성된 ‘국보소녀’ 중 이희진이 실제로 인기 걸 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야기의 현실감을 높인다.

드라마에서 보면 ‘국보소녀’ 활동 당시에는 공효진이 가장 인기를 끌었지만, 가장 인기 없던 유인나가 팀 해체 후에는 톱스타 자리에 오른다. 걸 그룹 내에서 멤버들의 인기 순위가 뒤바뀌거나 다소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 ‘왕년의 스타’ 이야기는 과거 해체 수순을 밟은 걸 그룹들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었던 모습이거나 현재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걸 그룹들의 미래일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올 겨울 개봉 예정인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여주인공도 걸 그룹 리더 출신의 진아(이민정)이다.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1세대 요정그룹 ‘퍼플’의 리더였지만 지금은 시청률의 낮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를 맡고 있다. 영화는 진아가 매력적인 PD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성장과 연애를 유쾌하게 그릴 예정이지만, 소재로 쓰인 ‘한때 아이돌 스타였던 가수’의 존재는 드라마 속 구애정처럼 어딘가 씁쓸하다.

멤버 간 다툼도 불사하며 치열하게 인기를 추구하는 걸 그룹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도 있다. 인기 경쟁을 공포영화나 스릴러물의 소재로 채택, 다소 인위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로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보이지 않은 경쟁’이 이뤄지는 현실과 닮았다.

먼저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 등장하는 걸 그룹 ‘핑크돌즈’는 티아라 멤버 함은정과 ‘여자 세븐’으로 유명한 메이다니 그리고 진세연 최아라로 구성됐다. 인기 아이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핑크돌즈’는 15년 전의 미 발표곡 ‘화이트’를 발견해 리메이크하면서 스타덤에 오른다. 하지만 찾아온 인기와 함께, 메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멤버들의 욕망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또 지난해 OCN을 통해 방송된 메디컬 범죄 수사물 ‘신의 퀴즈’에서는 최고의 걸 그룹 멤버가 돌연사하는 사건을 통해 연예계의 추악한 진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들은 소재의 현실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그저 영화나 드라마일 뿐이며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하고 “거짓이 아닌 만큼 경쟁이 지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한 걸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멤버들 개개인이 서로에 대해 경쟁 심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비단 걸 그룹뿐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이 그렇지 않은가. 마치 연예계 시스템만이 그런 경쟁을 극단적으로 부추기는 것처럼 묘사하는 점은 삼가야 하며 이런 소재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해체 후 밝혀지는 ‘왕따설’ ‘불화설’ 등 과거 아이돌 그룹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드라마나 영화에 어느 정도 과장은 있을지언정 거짓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런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걸 그룹들이 힘들게 준비하고 경쟁하고 있음을 알아 줬으면 좋겠고, 걸 그룹 멤버들도 경쟁하기보다는 즐기면서 가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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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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