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대성을 곤란케 한 ‘YG 수장’ 양현석의 입장 발표

[Ki-Z issue] 대성을 곤란케 한 ‘YG 수장’ 양현석의 입장 발표

기사승인 2011-06-04 14:06:00

[쿠키 연예] 남성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본명 강대성)이 교통·사망사고에 연루된 것과 관련,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섣부른 공식 입장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성은 지난 5월 31일 오전 1시 28분쯤 서울 영등포 양화대교 남단 끝부분에서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 현 모 씨를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로 치고, 서 있던 택시의 뒤를 들이받는 추돌 사고를 냈다. 현 씨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경찰은 “사고 당시 규정 속도 60km/h인 구간에서 80km/h로 운전했다”는 대성의 최초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선행 사고가 있었는지 CCTV를 통해 조사 중이며 피해자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판단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이 지난 1일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략 1주일에서 보름가량이 소요된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현 씨의 사망이 대성의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한 운전 때문인지, 아니면 그 전에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대성이 다시 한 번 차로 친 것인지의 여부다. 이 결과에 따라 대성이 받을 처벌의 수위는 무척 달라진다.

이러한 민감한 시점에서 양현석 대표는 대중에게 감정적 호소를 함과 동시에 추측으로 수사 과정을 부인하는 모습까지 보여 빈축을 샀다.

양 대표는 지난 2일 YG 공식 블로그를 통해 “평소에도 주변의 나쁜 상황을 늘 자신의 탓으로 돌리려 하는 대성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지라 사고 후 대성이의 상태가 많이 걱정되었는데, 예상대로 대성이는 가족들과의 면담조차 거부한 채 혼자 방안에 머물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대성의 근황을 전했다. 이어 “사실 지금의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큰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어제 새벽 대성이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찾아가 ‘대성아 만일 내가 너였더라도 그 상황을 피하기 힘들었을 거다’라는 말을 전하였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소속 가수의 근황을 전하고 위로하는 것이 대표로서 할 일이겠지만, 그것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양 대표의 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사고 경위를 설명한 양현석은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었던지라 대성이는 택시와 충돌 후에도 오토바이 사고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경찰서 진술에서 택시기사 분은 대성의 차량속도가 60km 정도였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대성이는 80km 정도였을 거라고 진술하였습니다”라고 적어 대성이 자책감에서 오히려 본인을 더 궁지로 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차량속도 관련 진술에 대한 안타까움은 계속됐다.

“보다 정확한 사실은 추후 CCTV 판독 등을 통한 경찰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택시운전기사 분이 더 오랜 운전 경험자라는 점,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내리막길에서 엑셀을 밟지 않는다는 점, 사고 장소는 수십m 앞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 지점인지라 오히려 속도를 줄여야 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볼 때 택시운전기사 분의 진술이 (사실에) 더 가까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적었다.

양 대표가 입장을 밝힌 후 가장 비난을 받는 대목이 바로 여기다. 교통사고에 대해 비전문가인 양현석이 몇 가지 정황에 따른 근거 없는 추측으로 여론몰이를 한 셈이 됐다. 대성이나 팬들에게는 일말의 심정적 위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생명이 세상을 뜬 사고임을 중시하는 대중의 시각에서는 무책임한 ‘대성 감싸기’로 비칠 뿐이다.

현 상황에서 피해자는 사망한 현 씨와 택시운전기사다. 그런데 양현석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들에 대한 심심한 사과와 추후 대책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사 과정 중인 사건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내용만 지나치게 강조, 마치 ‘전방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판명되며 이는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에 해당된다’는 경찰의 발표까지 부인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누리꾼의 역풍은 크다. 피앙새라는 블로거는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대성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면 그만이다. 소속사가 대성을 보호해 주고 싶다면 그 어떤 입장도 극도로 아껴야 할 때다. 잘못하면 소속사가 대성을 비호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으면서 “대중들이 대성을 비난하는 건 대성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소속사 때문이라고 본다. 안 그래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사고 처리에 관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소속사마저 ‘눈물’ ‘고통’을 운운하며 비호하는 듯하니 대중이 화를 내는 것이다”라며 소속사의 섣부른 처신을 비난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똑같이 폭행을 해도 연예인은 더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그냥 조용히 책임질 부분만 책임지려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이번 양현석 대표의 처신은 마치 ‘대성은 잘못이 없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안에서는 대성을 위로하고, 밖으로는 부검 결과를 기다리는 등 경찰의 공식 입장 발표만 기다렸어야 했다. 공식 입장을 밝히더라도 유족에 대한 사과 등만 포함하면 될 것을 너무 앞서 나갔다”고 지적했다.

대성은 비난 여론이 제기된 지난 2일 밤 현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며 유족을 위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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