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순경출신은 어쩌라고… 경찰, 로스쿨 졸업생 간부 특채

[단독] 순경출신은 어쩌라고… 경찰, 로스쿨 졸업생 간부 특채

기사승인 2011-07-20 22:20:01
[쿠키 사회] 경찰이 내년 처음으로 배출되는 로스쿨 졸업생을 간부로 채용하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짓고 구체적인 안을 마련 중이다. 로스쿨 졸업생 채용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인사 적체가 극심한 상황에서 로스쿨 졸업생을 간부로 채용하는 방침에 대해 일선 경찰의 반발도 적지 않다.

경찰청 인사과 관계자는 20일 “로스쿨 졸업생의 채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채용 규모와 계급, 계약직 적용 여부 등이 핵심 사안인데, 내부 의견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로스쿨 졸업생들을 일반 공개채용이 아니라 특별채용 형식으로 뽑을 방침이다. 또 법률 지원 업무와 수사 부문에 로스쿨 졸업생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계급은 경정(일선 경찰서 과장급)보다 한 단계 낮은 경감(계장급)이 가장 유력하나 경위급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이달 초 일선 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로스쿨 졸업생 채용’과 관련한 경찰 내부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로스쿨 졸업자 채용 방침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 인력 다양화와 고급 인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됐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지난 4월 행정고시에 경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는 등 경찰은 우수 인재 확보에 주력해 왔다. 사법시험·행정고시·외무고시 등 3대 고시 합격자가 경정 특채로 채용되는 경우가 있으나 보편화되지는 못했다.

경찰은 로스쿨 졸업생 특채를 위해서는 직급 조정에 관해 행정안전부 등 부처와 조율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엘리트를 뽑고 싶었지만 다른 정부 부처와의 협의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내년에 배출되는 1500명의 로스쿨 졸업자들은 전국 각지 대학원에서 훈련받은 인재여서 경찰의 인력 다양화 방안과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말 대한변호사협회가 경찰에 로스쿨 출신자들 임용 검토를 요청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병주 대한변호사협회 기획이사는 “경찰이 로스쿨 졸업생들의 채용과 관련해 세부 내용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처음에는 법률 지원 분야에만 자리를 요청했지만 로스쿨 출신자들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공부했기 때문에 수사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경찰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 경찰은 “지금도 경찰대 졸업생, 간부후보생 출신들 때문에 중간관리자급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면서 “여기에다 로스쿨 졸업생까지 받아들이면 순경 출신 경찰들의 박탈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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