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배우 송선미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남자들이 점점 찌질해져 간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북촌 방향’(감독 홍상수‧제작 전원사) 언론시사회에서 송선미는 “감히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홍 감독님의 영화를 보며 여자가 존중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시간이 지나며 요즘 드는 생각은 여자보다 남자가 찌질하는 느낌이다. 유준상 씨가 영화 속에서 여자들에게 ‘넌 소중해’ ‘네가 가장 예뻐’라는 말을 한다. 보통 여자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저 사람이 나를 진짜 사랑하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 속 그런 장면을 보면서 ‘내가 정말 멍청했구나’ ‘너무 순수하게만 봤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보경 역시 “영화를 촬영하며 여자들의 순진함이 한탄스러웠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게 그런 말을 하면 믿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말하면 ‘웃기고 있네’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듣고 있던 유준상은 “남자가 찌질한 것이 아니라 점점 세상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고 반박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오는 9월 8일 개봉하는 ‘북촌 방향’은 영화감독이었던 성준(유준상)이 서울 북촌에 사는 선배(김상중)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머무르기로 하며 기묘한 우연들이 겹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열두 번째 영화이자 두 번째 흑백영화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으며 제5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