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지난 7월 CNN Go 선정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50가지 요리’에 단 한 개의 음식도 포함시키지 못하며 굴욕을 당했던 우리 한국 음식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재실시된 설문조사를 토대로 선정된 50개 리스트에선 당당히 4개의 음식을 올리며 명예를 회복했다.

세계적인 매체 CNN이 운영하는 문화·여행·생활 정보 사이트 ‘CNN Go’는 지난 7일 ‘여러분의 선택: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톱 50’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21일 CNN Go 편집부가 임의대로 선정해 발표했던 ‘맛있는 요리 50선’에 대해 독자들의 비판이 빗발치자, 전 세계 3만3000여명의 페이스북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다시 실시해 종합한 결과를 정리해 내놓은 것이다.

CNN Go는 새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맛있는 요리 50선이 공개됐을 때 인터넷이 시끄러웠다. 미국인들은 나름의 애국심을 보였고 많은 독자들은 프랑스 요리의 수가 적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페이스북 설문조사를 시작해 3주 동안 3만3000여개의 표를 합산한 결과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새 리스트를 선정해 발표한 배경을 설명했다.

새 리스트에 오른 4개 한국 음식은 김치와 불고기, 비빔밥, 갈비 등이다.

580표로 12위에 오른 김치는 ‘많은 한국인들은 김치 없이는 이틀을 버티기 힘들다고 한다. 김치야말로 신이 한국에 내려준 선물이 아닐까요?”라는 설명과 함께 소개됐다.

불고기는 367표로 23위에 올랐다. CNN Go는 “놀랍게도 이 요리가 예전 목록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 훌륭한 한국 요리는 역사가 1000년이나 된다. 신기하게도 먹을 때마다 새롭고 더 맛있고 더 생각나게 하는 마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비빔밥(40위·235표)은 ‘밥을 비볐다는 뜻의 비빔밥은 뜨거운 돌솥에 제공되는 것이 가장 기본이며 숟가락보다는 젓가락으로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고 소개됐다. 갈비(41위·222표)는 ‘신기할 정도로 달콤하면서도 풍부한 육즙의 조화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1∼10위는 아시아 음식이 휩쓸었다.

영예의 1위는 렌당(인도네시아·5684표)에게 돌아갔다. CNN Go는 “쇠고기를 코코넛 밀크, 레몬그라스, 양강근, 마늘, 심황, 생강, 칠리와 함께 천천히 몇 시간 동안 끓여 나온 부드럽고 풍미가 가득한 고기 요리”라고 전했다. 그 뒤를 나시 고랭(인도네시아·4106표)과 초밥(일본·1821표), 똠양꿍(태국·1376표), 팟타이(태국·1298표) 등이 2∼5위에 기록됐다. 이어 솜 땀(태국·1221표), 딤섬(홍콩·1070표), 라면(일본·891표), 북경 오리(중국·851표), 마사만 커리(태국·720표) 등 순이었다.

일본에서는 특히 일반 독자들의 평가를 포함시킨 최종 리스트에서 한국 음식이 약진하고 일본 음식이 쇠퇴하자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일본 음식은 앞선 조사에서 3개의 음식의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2개로 줄었다.

일부 일본의 인터넷 신문들은 “비열한 한국 네티즌들의 표가 합쳐진 결과”라거나 “한국 네티즌들은 유튜브 내 소녀시대 동영상의 조회수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조회수보다 높게 만들 수 있을 만큼 조작을 잘한다. 이번 맛있는 음식 여론조사도 한국 네티즌들의 조작 결과”라는 자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도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