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감상실 제1호 ‘녹향(綠香)’의 이창수 대표(사진)가 지난 6일 오후 3시쯤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인은 1946년 10월 대구 중구에 국내 최초로 음악감상실 녹향을 열었다. 이곳은 한국전쟁 발발 후 피란 온 예술가들이 드나들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이곳을 자주 찾은 예술가로는 이중섭, 유치환, 양명문, 최정희 등이 있다.
한국인의 애창 가곡인 ‘명태’의 가사가 이곳에서 탄생했으며, 비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이 녹향 구석에서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
1980년대까지 지역 예술인들의 보금자리였던 녹향은 이후 오디오 보급 등으로 쇠퇴했지만, 최근 문화·역사적 가치가 재조명 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고인은 어려움 속에서도 65년간 꿋꿋이 녹향을 지켰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