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사망] 생부 "잡스와 만남 없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생부 "잡스와 만남 없었다""

기사승인 2011-10-11 01:45:00
[쿠키 지구촌] 최근 사망한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의 생부는 아들과 끝내 만나지 못했다.

잡스의 생부 압둘파타 존 잔달리(80)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1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아들을 생전에 만나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생일 축하한다” “건강이 좋아지기를 바란다” 등 간단한 이메일을 보냈고 두 차례 짧은 답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망 6주 전 답장에서 잡스는 “고맙다”(Thank you)고 했다고 잔달리는 말했다. 그러나 잡스 가족의 지인은 잡스가 답장을 보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잡스를) 입양 보낸 것은 실수였다”면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잔달리는 2005년쯤 잡스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를 기억할 수 없지만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잔달리는 그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잡스의 연설 장면 등을 온라인으로 지켜보기 시작했다.

잡스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몇 번 이메일을 보냈다고 잔달리는 털어놨다. 그는 “왜 이메일을 보냈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마 건강 얘기를 듣고 나쁜 생각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잔달리는 “잡스에게는 잡스의 생활이 있고, 나는 내 생활이 있었다. 우리는 접촉하지 않았다”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 떠 있는 잡스의 20대와 30대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나하고 닮았다”고 말했다. 잔주름이 있는 눈, 벗겨지기 시작한 머리 주변의 흰 머리카락을 가진 잔달리의 외모는 잡스와 비슷하다.

잔달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잡스처럼 지적 능력과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는 본능을 가졌다고 말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잡스는 신제품으로 대중을 열광시키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잔달리는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잔달리는 자신을 애플의 얼리 어답터라고 소개했다. 처음이자 유일한 컴퓨터가 애플 제품이고, 모든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되자마자 구입했으며, 아이패드도 갖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도 있다.

그는 위스콘신대 대학원 재학 중 잡스의 어머니 조앤 심슨을 만났다. 심슨은 1954년 잡스를 임신했지만 잔달리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이듬해 태어난 잡스를 입양시켰다.

잔달리는 리노의 네바다주립대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다 사업가로 변신해 요식, 관광, 카지노 업계에서 일했다. 잔달리는 WSJ와의 인터뷰를 마칠 때 손에 쥔 아이폰4를 흔들면서 “스티브 잡스는 천재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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