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리뷰 굿&배드] 영화 ‘오늘’

[Ki-Z 리뷰 굿&배드] 영화 ‘오늘’

기사승인 2011-10-15 13:02:01

[쿠키 영화] “스토리가 주는 문제의식은 묵직했지만, 캐릭터 공감은 글쎄”

[줄거리] 자신의 생일날 약혼자 오토바이 뺑소니 사로고 잃은 다큐멘터리 PD 다혜(송혜교)는 용서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얼굴도 모르는 17세 가해자 소년을 용서한다. 그리고 1년 후 다해는 용서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다양한 사건의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촬영을 시작한다. 촬영이 진행될수록 자신이 용서해준 소년을 떠올리게 되고, 소년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다. 그러던 중 그 소년이 학급 동급생을 살해하고 소년원에 수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용서가 다른 이들에게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절망한다.

또다른 용서의 측면을 보여주는 다혜 친구의 동생 지민(남지현)은 미국 명문대를 합격해 유학을 앞두고 있지만, 판사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과 이를 방관하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를 닮아가는 오빠의 모습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다해와 함께 산다. 그러면서 끊을 수 없는 가족의 운명에 대해 괴로워한다.

[Good] 9년 만에 복귀한 이정향 감독은 ‘용서’라는 주제를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당신은 이 상황에서 용서할 수 있는가’ ‘용서하지 않는 삶과 용서한 삶과의 차이는 어떤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관객들은 ‘용서’에 대해 알고 있지만, 모르는 묵직한 감정을 느낀다. 무조건 ‘용서하라’는 종교적 가치관도 흔들린다. 또한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고통스러워하고 불안한 삶을 살아야 하는 시대에 대해 쓴소리를 던진다. 어떤 해결점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스토리가 주는 문제의식은 뚜렷하다. 송혜교와 남지현의 연기도 한층 성숙해졌다. 무거운 주제를 제법 능숙하게 풀어낸다. 감정선이 흔들릴 법한 장면에서도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도 일면 칭찬해줄 만하다.


[Bad] 스토리가 관객들의 감정을 흔드는 주제를 던지는 반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의 모습은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며 답답함을 제공한다. 약혼자를 죽인 가해자를 용서하고, 자신도 용서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다해의 캐릭터가 너무 극단으로 흘러 답답함만 안겨주고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또 다혜가 겪는 사회적인 ‘갈등’과 ‘용서’, 그리고 지민이 겪는 가족 관계에서는 ‘갈등’과 ‘용서’의 배치가 융합을 이루는 대신 이질감만 선사하고 있다. 관객이 다소 억지로 둘을 연결시키지 않는다면, 두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는 한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상영등급은 아직 미정으로 오는 27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9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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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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