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걸 그룹 원더걸스를 검색해보면 1년 6개월 전인 2010년 5월 16일 발매한 ‘2 디퍼런트 티어즈’(2 Different Tears, 이하 ‘2DT’) 사진이 고스란히 떠있다. 그리고 그 사진은 11월 7일에 발매되는 정규 2집 ‘원더 월드’(Wonder World)로 바뀐다. 또한번의 ‘여왕의 귀환’이며, ‘원더걸스’라는 ‘국민 걸 그룹’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번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첫 귀환이었던 2010년, 2주간의 짧았던 국내 활동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국제적인 컴백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원더걸스도 지상파-케이블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고,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음악적인 평가와 퍼포먼스는 실망에 가까웠다. ‘2DT’ 활동을 마무리할 즈음에는 원더걸스에게는 후배격인 포미닛, 시크릿에게도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실상 이번 컴백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유효했다. 현재 걸 그룹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소녀시대를 비롯해 포미닛, 시크릿, 씨스타, 티아라, 미쓰에이 등과 겨뤄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히가 어렵다는 전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단 6개월만 국내 활동이 미진해도 팬심이 쉽게 움직이는 것이 아이돌 시장의 경향인 상황에서 1년 6개월의 공백, 아니 정확히는 2주간의 국내 활동을 빼면 2년 5개월간의 원더걸스의 국내 공백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티저영상, 앨범 공개, 뮤직비디오 공개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런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은 하루 만에 56만이라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한국시각으로 2일 오전 유튜브 음악부문 최다 댓글 동영상 1위, 종합 최다 댓글 동영상 4위 등의 기록을 세웠다.
총 11곡이 수록된 완성도 높은 앨범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역시 이들의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박진영이 프로듀서로 나섰다. 타이틀곡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를 비롯해 원더걸스의 음악적 뿌리인 소울 음악을 재해석한 곡으로 원더걸스의 미국 TV 드라마 ‘원더걸스 앳 더 아폴로’(WonderGirls at the Apollo)의 OST곡이기도 하다.
멤버들의 앨범 참여도 눈길을 끈다. 선예와 예은은 ‘두고두고’를, 소희와 유빈은 ‘슈퍼B’(Super B)를 듀엣으로 불렀다. 뿐만 아니라 예은은 ‘지, 엔, 오’(G.N.O)의 작사, 작곡에 ‘미, 인’(Me, In)의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고, 유빈은 ‘걸스 걸스’(Girls Girls), ‘미, 인’,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의 랩 메이킹에, 혜림은 ‘액트 쿨’(Act Cool)의 랩메이킹에 참여했다.
또 비욘세(Beyonce)의 안무를 맡았던 존트(Jonte)가 안무를, 케이트 페리(Kate Perry)의 스타일리스토 유명한 쟈니 부엑(Johnny Wujek)이 스타일링을 담당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돌아온 원더걸스는 “초심으로 돌아간 우리를 재평가하라”라는 듯 당당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면서도 여유가 있고, 그 한편에 “우리는 이만큼 성장했다”는 듯한 무서움도 보여줬다. 어떻게 보면 원더걸스라는 걸 그룹에 대한 재평가는 앨범보다도 이러한 그녀들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4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난 원더걸스 선예는 현재 국내에서 많은 걸 그룹이 나온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저희가 국내 활동을 많이 안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데뷔한 것을 영상으로 찾아봤다. 그런 부분들이 저희가 국내활동을 하는데 동기 부여가 많이 된 것 같다. 준비하면서 많이 굶주렸고, 그런 상황들이 국내 활동에 애정이 가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내용들을 선보이면서 케이팝(K-pop) 파도를 잘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활동하면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오랜만이다. 사실 미국에서의 경험들이 오랜만에 국내 컴백에도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좀더 자신감 있게 좀더 즐겁게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카메라 앞에 서면 연습했던 것만 보여줘야 했는데, 지금은 음악에 심취해서 즐긴다. 수없이 많이 부른 ‘노바디’지만 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며 한층 성장됐음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은 이날 첫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도 증명했다. 조금은 여린 듯한 느낌을 가졌던 소녀들이 이제는 강렬한 여성의 모습을 보였고,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도 여유가 흘렀다.
물론 수능 성적표가 좋다고 해서 대학에 반드시 합격하는 것은 아니듯, 대중들의 평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분명 성적표가 좋으면 합격률은 높아진다. 결과를 알 수 없는 그녀들의 국내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