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음악사이트 차트를 바라본 사람들은 최근 순위 변동이 거의 없는 ‘고정된’ 음악 차트를 쳐다봐야 했다.
‘고정된’ 온라인 음악 차트의 선두 주자는 원더걸스와 허각, 그리고 Mnet ‘슈퍼스타K 3’(이하 ‘슈스케3’) 우승자 울랄라세션이다.
지난 7일 정규 2집 ‘원더 월드’(Wonder World)를 발표한 원더걸스는 타이틀곡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를 비롯해 전곡을 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특히 타이틀곡인 ‘비 마이 베이비’는 18일 현재까지도 주요 음악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비 마이 베이비’가 발표 후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허각의 ‘죽고 싶단 말 밖에’나 티아라의 ‘크라이 크라이’(Cry Cry), 다이나믹듀오의 ‘해뜰때까지만’ 등이 나올 때마다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내주긴 했지만 곧 탈환했고, 현재까지도 멜론, 엠넷차트 1위를, 일부 음악 사이트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허각의 ‘죽고 싶단 말 밖에’도 마찬가지다. 비록 원더걸스에게 1위를 내줬지만, 2위와 3위에 대부분 이름을 올린 채 1주일을 넘겼다. 여기에 울랄라세션의 ‘서쪽하늘’ 역시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다.
특히 국내 최대 온라인 음악사이트인 멜론에서는 원더걸스 1위, 허각 2위, 울랄라세션 3위라는 타이틀이 한동안 거의 변동 없이 이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여기에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The Boys), 포맨,미의 ‘그 남자 그 여자’, 버스커버스커의 ‘막걸리나’, 노을의 ‘그리워 그리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클렌징크림’이 10위권 안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고, 김동률의 ‘리플라이(Replay), 다이나믹듀오 ’해뜰때까지만‘, 버스커버스커 ’서울사람들‘이 합류하면서 다소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수많은 가수들이 컴백 및 데뷔 앨범을 내는 상황에서 온라인 음악 차트가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은 원더걸스와 허각, 울랄라세션, 포맨,미의 음악은 물론 상위권에 포진한 음악들이 대중들의 공감을 오랜 시간 얻은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이유는 그동안 수많은 이슈를 낳았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온라인 음악 차트에서도 힘을 못 쓰는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는 점이다.
‘나가수’ 방영 후 돌아오는 월요일은 사실 가요계에서는 악몽과 같은 날이었고, 최소한 화요일까지는 새 앨범을 발표하지 못했다. 음악 사이트 상위권 순위를 ‘나가수’가 ‘싹쓸이’하는 상황에서 모험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18일 현재 주요 음악 사이트에 ‘나가수’ 현황을 보면 김경호의 ‘사랑과 우정사이’를 비롯해 3~4곡만 100위 권 안에 들어가 있고, 그나마 50위권 안에는 한 곡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나가수’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시청률 하락은 물론 반전할 내용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음원을 내놓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과연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가수’ 이후, 기존 가요계를 뒤흔든 ‘슈스케3’ 출신들이 어떻게 활동하냐에 따라 음악 사이트 차트가 또한번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우승자 울랄라세션 뿐 아니라 버스커버스커, 투개월 등 TOP3의 기세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멜론 차트 50위 권 안을 살펴보면, 울랄라세션은 ‘서쪽하늘’을 포함해 5곡을, 버스커버스커는 7곡을, 투개월은 3곡 등 총 15곡을 올려놓았다. 50위 권 내 1/3 가량을 ‘슈스케 3’ 세 팀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타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도 8~14곡까지 50위 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방송 영향으로 온라인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시스템은 ‘나가수’처럼 방송 시청률이 낮아지거나, ‘슈스케’처럼 방송이 끝난 후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후광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원더걸스, 허각, ‘슈스케3’ 등 대형가수 및 이슈화된 가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지난 1~2주와 달리 11월 중순부터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소녀시대,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대형 가수들이 활동을 접을 것이고, ‘슈스케3’의 방송 영향도 급속히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나가수’ ‘슈스케’로 요동쳤던) 온라인 음악 사이트 순위 변동이 조금은 다양하게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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