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리뷰 굿&배드] 연극 ‘리턴 투 햄릿’

[Ki-Z 리뷰 굿&배드] 연극 ‘리턴 투 햄릿’

기사승인 2011-12-10 13:00:02

[쿠키 영화] “햄릿의 삶을, 배우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삶을 보다”

[줄거리]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의 마지막 공연을 앞둔 분장실. 크고 작은 사건과 사정들로 얽힌 분장실은 조용히 분주하다. TV스타가 되어 주인공 자리를 꿰찬 민에게 사사건건 짜증을 내는 재영. 이들은 대학 시절 각각 방자와 이몽룡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또 아동극부터 재연드라마까지 어떤 역할도 소화해내지만, 주연급으로 활동하는 배우 부인 앞에서는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진우. 아픈 아내 걱정에도 무대를 지켜야 하는 지욱, 마냥 화려해 보이는 무대 위 모습과 달리 이들의 대화는 힘든 배우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런 가운데 막을 올린 연극 햄릿은 이들의 삶을 하나하나 풀어내 준다.

[Good] ‘리턴 투 햄릿’은 연극열전 시즌 4의 첫 번째 작품으로 제임스 셔먼이 쓴 ‘매직타임’을 원작으로 하며, 연출을 맡은 장진은 13년 전 동명의 내용을 공연을 올려 호평을 받았었다. 연극은 ‘딱’ 장진식 코미디를 선보인다. 특히 백미는 극중 극 형식으로 보여주는 마당놀이 한판. 햄릿의 성격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속내를 드러내는 이 장면은 이 연극이 장진의 손을 거쳤음을 잘 보여준다. 편 가르기, 이간질 시키기는 물론 엉뚱하게 햄릿의 칼이 등장해 진술하는 장면은 햄릿의 비극성을 뒤집으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무대 위에 서는 배우들의 뒷이야기는 씁쓸한 마음을 남긴다. 장진은 이들의 입을 통해 배우들의 어려운 상황과 연극계의 ‘불편한 진실’을 관객들에게 알린다. 그리고 여기에 장진의 진술. “13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배우들의 속내를 바꿔야 하지만 바꿀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슬프다. 아직 배우들의 상황은 그대로니까”라는 말은 유쾌한 연극에서 드러나는 비극을 보여준다.

[Bad] 이제 막 공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배우들의 호흡이 다소 안 맞는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으면 모를까, 딱히 이 연극의 흠결은 찾기 힘들다. 물론 연극열전 측에서 ‘화해와 용서, 꿈과 열정이 응축된 마지막 10분이 주는 진한 감동과 긴 여운’은 보기에 따라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 장진이 “열의 하나만으로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방송인 양진석의 무대 역시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미지수다. 그와 더블 캐스팅된 인물이 베테랑 배우 김원해이기 때문이다.

김원해, 양진석, 박준서, 서주환, 김지성, 김지영, 이지용, 장현석, 김대령, 박찬서, 조복래, 이엘, 한서진, 강유나, 김슬기, 등이 출연하는 연극 ‘리턴 투 햄릿’은 2012년 4월 8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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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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