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이슈] 종편 10일, 시청률과 연예인 출연을 돌아보다

[Ki-Z 이슈] 종편 10일, 시청률과 연예인 출연을 돌아보다

기사승인 2011-12-10 13:02:01

[쿠키 방송] 지난 1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개국한지 10일이 지났다. 개국일부터 떠들썩했던 논란은 사그라지기는커녕,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기업 광고 책임자들을 불러 광고비 지출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의 속도까지 더해졌다.

개국과 주말방송 그리고 한 주를 거친 종편 10일. 참담한 시청률과 이를 견인하는 한 축으로서 역할을 상실한 연예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왜 시청률만 보냐고?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면 보통 작품성과 흥행성을 살펴본다. 둘 다 잡으면 ‘대박’이겠지만, 하나만 잡아도 시청자들의 인정은 받는다. 작품성은 스토리의 탄탄함, 배우들의 열연 등이 주로 거론되며, 흥행성은 시청률이 주로 거론된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들은 으레 이 두 가지를 다 평가받았지만, 현재 종편 프로그램들은 작품성보다는 흥행성, 즉 시청률이 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종편을 옹호하는 일부 누리꾼들은 “왜 종편은 시청률만 자꾸 거론하면서 비판하냐” “이제 갓 개국한 방송사와 기존의 방송사와 시청률 비교가 말이 되냐”는 문제 제기를 한다.

현재 종편 시청률은 1%를 거의 넘지 못한다. 특정 드라마가 간간히 1%전후를 기록하기는 하지만 평균 0.5%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는 거의 0%에 가까운 참담함을 보여준다.

시청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는 이런 저조한 수치에 불구하고 지상파 광고 단가의 70%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험 방송 없이 개국한 종편의 무리한 행보에 대한 비판도 시청률과 연동된다. 다양한 비판 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던 1990년 SBS 개국 당시에도 3개월의 시험방송을 거쳤다. 종편의 행보가 얼마나 무모한지, 그리고 이어지는 참담한 결과가 시청률을 통해 매일 검증되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종편의 압박에 답답해하는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이 낮은 시청률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저조한 시청률이 지속될 경우, 광고를 주지 않은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종편 출연 연예인들, 고민의 지속

종편 개국은 단순히 몇 개의 방송사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주지한 내용이다. 이념적 성향이 뚜렷한 거대 신문사들이 특혜를 받아 설립되었기 때문에 논란은 한층 커진 것이다. 방송사 개국 키워드에 ‘이념’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그 불똥은 연예인들에게 튀었다. 어떻게 보면 이는 연예인들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우선 종편 출연 연예인들과 출연하지 연예인들 사이에 어느 순간 선이 그어졌다. 종편 출연을 하지 않겠다는 연예인들이 갑자기 주목을 받기도 한다. 진보적 성향의 누리꾼들과 트위터리안들은 이 선에 ‘개념’과 ‘무개념’이라는 단어를 붙이며, 명단까지 공유하고 나섰다.

단순히 인터뷰에 응한 김연아에 대한 논란이나, 이를 지적한 공지영 작가의 글에 대중들이 격하게 반응한 것은 현재 연예인들 혹은 유명인들의 종편 출연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를 잘 보여준다.

연예인들 역시 고민이 많다. 종편 출연 그 자체도 부담이지만, 낮은 시청률 때문에 과연 현 시점에 합류한 것이 맞나라는 고민까지 더한다. “개국한지 얼마 안되기에 길게 봐야하나”라는 고민과 “적정 시점에서 빠지고 좀 더 바라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팬들이나 대중들 역시 연예인을 바라보는 속내는 복잡하다. 특히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10대와 20대 초 팬들은 트위터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어찌해야 하나’라는 글을 종종 올린다. 이미 ‘촛불 집회’와 다양한 채널의 여론 형성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 팬들은 이제 단순히 “우리 오빠가 출연하니 봐야겠다”가 아닌 “보지 않아서 시청률을 낮추고, 그래야 우리 오빠가 출연하지 않는다”는 방법까지 제시할 정도다.

시청률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연예인들의 종편 출연과 관련한 논란, 그리고 대중들의 시선의 엇갈림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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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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