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 어느 해보다도 다양한 일이 많았던 가요계다. 국내외적으로 성과도 있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존재했다. 올 한해 가요계에서 일어난 주요 일들은 정리했다. 케이팝(K-POP)의 세계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2’를 통해 이뤄진 보컬에 대한 재조명, 여전히 식지 않은 아이돌 가수들의 열풍까지 3차례에 나눠 다뤄봤다.
올 한해 가요계를 논함에 있어서 케이팝이 세계 속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형성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케이팝은 10여년 전부터 아시아 시장에 진출, 평정하다시피 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미미한 그룹일지라도 일본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닌 상황이고, 중국, 대만, 태국 등에서는 케이팝이 현지 대중음악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0년 10월 SM 엔터테인먼트의 패밀리 콘서트 ‘SM타운’의 미국 LA공연을 시작으로 한국 가수들의 세계 진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 6월 개최된 ‘SM타운’의 프랑스 파리 공연은 한국 케이팝의 유럽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번 물꼬가 트인 이후, 케이팝의 탈(脫)아시아 움직임은 빨라졌다. JYJ가 스페인과 독일에서 콘서트를 개최했고, 큐브 엔터테인먼트 패밀리 콘서트 ‘유나이티드 큐브’가 영국과 브라질에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YG 엔터테인먼트가 ‘어설픈’ 영국 진출 움직임으로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국내 대형 기획사들의 탈 아시아 진출의 노력은 끊임없이 모색됐다.
케이팝이 세계 곳곳에 스며들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은 유투브와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에 있었다. 국내 가수들의 영상이 유투브에 올랐고, 그 어느 국가보다 IT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국내 환경에서 팬들은 경쟁적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가수들의 영상을 순위권에 올려놨다. 상위권에 랭크된 영상을 클릭한 해외 팬들은 잘 짜여진 군무와 중독성 있는 음악에 빠져들며 케이팝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다시 이런 호응은 SNS를 타고 퍼지기 시작하면서 케이팝은 국내 가요계 관계자들이 눈치 채기도 전에 이미 빠르게 국경을 넘어 전파됐다.
세계의 케이팝 팬들은 자신들의 나라로 와서 콘서트를 개최해주길 요구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국내 음악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날에 맞춰 입국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응원한다.
물론 아직 케이팝은 탈 아시아권 국가들, 특히 유럽에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지의 대중음악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인디 음악이 메이저 가요 시장에 끊임없는 자극을 주면서 성장하지만, 결코 아직은 흐름을 쥐고 있지 못하는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또 케이팝에 열광하는 해외 팬들이 ‘케이팝’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은 높지만, 개별 가수가 갖는 파급력은 아시아권과는 달리 아직은 미미하다는 것도 한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가요계 관계자들은 겨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케이팝의 세계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국가 차원에서도 지원도 이뤄져야 된다고 말한다. 동시에 벌써부터 ‘유럽 정벌’ ‘세계적인 음악 수준 인정’ 등의 수식어나 일부 해외 유명 프로듀서들의 입에 발린 칭찬을 경계해야 된다고도 지적한다.
또 국내 방송사들의 무분별한 해외 공연도 케이팝의 세계 진출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략적으로 현지를 공략하고, 케이팝을 상업성이 아닌 문화적인 면으로 현지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최근 방송사들의 해외 공연은 이를 역행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프로그램 제작과 수익을 위해 문화적인 측면은 배제하고 상업적으로만 케이팝을 이용한다는 평가는 케이팝에 대한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사진=SM 엔터테인먼트, 큐브 엔터테인먼트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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