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가요결산③] “아이돌은 끝났다”는 전망을 뭉개버린 2011년

[Ki-Z 가요결산③] “아이돌은 끝났다”는 전망을 뭉개버린 2011년

기사승인 2011-12-17 13:14:01

[쿠키 연예] 그 어느 해보다도 다양한 일이 많았던 가요계다. 국내외적으로 성과도 있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존재했다. 올 한해 가요계에서 일어난 주요 일들은 정리했다. 케이팝(K-POP)의 세계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2’를 통해 이뤄진 보컬에 대한 재조명, 여전히 식지 않은 아이돌 가수들의 열풍까지 3차례에 나눠 다뤄봤다.

2009년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등장한 이후에 가요계이는 “언제쯤 아이돌 그룹의 강세가 멈출 것인가”라는 질문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제 너무 많이 나와서 더 나올 아이돌 그룹이 없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실제로 2010년에는 ‘괜찮은’ 아이돌 그룹 멤버를 충당할 수 없다며 하소연하는 제작자들이 늘어났고, 이를 근거로 2011년에는 아이돌 그룹의 대거 등장은 어렵지 않겠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추정은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2011년도 역시 기존 아이돌 그룹들의 득세와 더불어 신예 아이돌그룹이 대거 등장했다. 관계자들조차 “팀 이름은 외워도, 멤버 개개의 이름은 모르겠다”는 말에서 “팀 이름조차 모르겠다”로 변했고, 음악프로그램 대기실에서도 서로 “저 친구들은 누구냐”라는 말이 공공연히 오가고 있다. 2011년 얼마만큼 데뷔했길래 이런 소리가 나올까.

우선 걸 그룹을 살펴보면 1월 달샤벳을 시작으로 에이핑크, 브레이브걸스, 치치, 벨라, 쇼콜라, 스텔라, 에이프릴키스, 아이니, 리더스, 블레이디, 스윙클, 뉴에프오, 씨리얼 등 30여 팀이 넘는다. 보이 그룹의 경우에도 보이프렌드, AA, 히트, 마이네임, B1A4, M.I.B, 테이큰, 엔소닉, 엑스파이브 등 10여 팀이 넘는다. 혼성그룹 위(We)와 클리나 등의 걸 밴드까지 합치면, 거의 1주일에 한 팀씩 아이돌 그룹이 나온 셈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모두 올 한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한 것은 아니다. 40여 팀이 넘는 이들 중에서 현재 인지도나 음원 성적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 아이돌은 달샤벳과 에이핑크, 브레이브걸스, 보이프렌드, B1A4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신인이라는 점과 더불어 기존의 아이돌 그룹의 활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걸 그룹의 경우에는 양대 산맥인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함께 활동했고, 시크릿, 포미닛, 티아라, 에프엑스, 애프터스쿨, 레인보우 등 3년 차 가수들과 걸스데이 등 2년 차 걸 그룹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졌고, 보이 그룹도 슈퍼주니어, 2PM, 비스트 등 강력한 팀들이 팬들과 만났다.

올 데뷔한 팀과 기존의 팀들을 합하면 거의 60여 팀 가까운 아이돌 그룹이 방송가를 종횡무진하고 있어 신인들 중에서는 팀 이름은 고사하고 자신의 이름조차 알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대부분 아이돌이 ‘차별화’를 거론하며 등장하지만, 대중들의 눈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는 점도 신인들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사 입장에서 아이돌 그룹은 포기하기 어렵다. 내년에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질 아이돌 그룹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매년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올 때 ‘이제는 마지막이겠지’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 말조차 하기 어렵다”며 “보컬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 한 해지만, 그래도 예능, 드라마, CF 등 전방위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은 아이돌 뿐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되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그들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케이팝(K-POP)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이 사실상 가장 상품성이 높다.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이 구성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국내보다 해외팬들이 먼저 생길 정도다. 기획사들이 최근 아이돌 그룹을 구성하면서, 국내와 해외 비중을 어느 정도 병용해서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씨스타, 보이프렌드 소속사 스타쉽 서현주 이사는 “보이프렌드 결성 당시 해외 팬들을 우선 고려한 것은 아니지만, 케이팝 시장이 한류의 중심에 서있고, 무한 경쟁 시장에 뛰어들려면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맞춰서 앨범을 기획했다”며 “현재 팬들 점유율 중 해외 팬이 50%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지 않고 무턱대고 해외 시장 공략은 위험하다.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하자마자 해외에서 러브콜이 많이 들어오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신중하게 다가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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