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긴장과 불안감을 드러낼 줄 알았다. 부모님까지 함께 부산에 내려왔다기에 자칫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첫 정규 앨범 자작곡 ‘나영이’ 가사와 관련해, 16일 긴급하게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3년 전 친한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공개한 후 열린 콘서트 무대에서 알리(본명 조용진)는 흔들림 없는 호소력을 보여줬다.
18일 오후 4시 부산광역시 진구 부전동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임정희-알리의 ‘파워 소울 콘서트’ 무대에서 ‘해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로 포문을 연 알리는 비스트 용준형이 피처링한 곡‘촌스럽게 굴지마’와 ‘뭐 이런 게 다 있어’를 연이어 부른 후 KBS 2TV ‘불후의 명곡2’(이하 ‘불후2’)에서 보여준 ‘킬리만자로의 표범’ ‘골목길’ 무대를 선보였다.
알리는 “‘불후2’는 나에게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참 1등하기 힘들다”며 자신이 ‘불후2’에서 부른 노래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맛보기로 조금씩 들려주기도 했다. 또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를 부를 때는, 미리 신청을 받은 한 부부를 무대에 올려 꽃다발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다소 어색하지만 재치있게 진행했다.
‘새벽비’로 부르며 빠른 비트로 전환한 알리는 ‘젊은 그대’에서는 관객들을 일으켜 세워 즐겼다. 이후 언제나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곡인 ‘유 라이즈 미 업’(You rise me up)을 부른 후, 다소 울먹이려는 모습을 보이자 부산 관객들은 “울지마”를 외치며, 알리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나 결국 앙코르곡으로 ‘365일’이 무대 위에 울려 퍼지자, 일부 여성 관객들은 감정 이입돼 눈물을 훔쳤다.
알리 소속사 관계자는 콘서트 시작 전 “어린 나이도 아니고 의지가 강한 알리이기에 콘서트에서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알리는 증명해 보였다.
이날 콘서트는 전반부를 알리가 맡고, 후반부를 임정희가 맡았다. 알 리가 호소력 짙은 무대로 관객들을 끌어들임과 동시에 최근 상황과 연관되어 관객들의 응원 소리가 높았다면, 임정희는 ‘거리의 디바’라는 명성답게 도발적이고 폭발력 있는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자신의 히트곡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와 ‘사랑에 미치면’으로 댄서들과 함께 폭발적으로 시작한 임정희는 ‘재’ ‘사랑아 가지마’ ‘진짜일리 없어’ 등을 선보였다. 알리가 차분하고 발랄한 콘셉트의 의상을 선보였다면, 임정희는 가슴이 파인 붉은 색 원피스와 화려한 골든 드레스로 섹시함을 드러냈다.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를 연습실에서 하던 대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임정희도 ‘해피 피플’(Happy people)과 ‘골든 레이디(Golden Lady)에서는 결국 부산 관객들을 일으켜 세워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날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테이는 여성 솔로 가수들에게는 쉽지 않은 ‘입담’을 선보이며, 부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를 부르며 무대에 오른 테이는, 박효신과 하동균의 모창과 임재범의 ‘너를 위해’ 모창까지 선보여 콘서트의 또다른 즐거움을 제공했다.
한편 이날 4시와 7시 30분 2회에 걸쳐 열린 ‘파워 소울 콘서트’ 수익금 일부는 결식아동, 난치병 어린이 돕기에 기부된다.
사진=트로피 엔터테인먼트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