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돈 욕심에 ‘눈요기감’ 된 걸그룹 리더스

어른들 돈 욕심에 ‘눈요기감’ 된 걸그룹 리더스

기사승인 2011-12-29 09:46:01

[쿠키 연예] 연예인은 이미지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 이미지는 본인 스스로 만들기도 하지만, 연예기획사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역할도 막대하다. 특히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한 신인일 경우에는 본인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28일 서울 대치동 모처에서 열린 24인조 걸 그룹 리더스(LEADERS) 쇼케이스는 이런 측면에서 바라볼 때 ‘최악’이었다. 쇼케이스가 개최된다며 언론사에 취재 요청을 할 때부터 조짐은 좋지 않았다.

신인 걸 그룹 쇼케이스와 커피 전문 업체 센티모르의 브랜드 투자 설명회를 같이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았다. 센티모르는 ‘센티모르-리더스’라는 브랜드로 커피숍을 열고, 이 공간을 통해 리더스를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리더스라는 걸 그룹의 인지도가 우선돼야 가능한 사업이다.

신인 걸 그룹의 인지도를 올리는 첫째 방법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이뤄진다. 자신들이 누군지, 어떤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지 기사를 통해 알려야 한다.

그러나 이날 쇼케이스 겸 투자설명회는 이 같은 기본을 무시했다. 행사 시작 전 주최 측은 사진 기자 등 취재진들의 동선을 무시했음은 물론 욕설과 막말을 서슴치 않았고, 결국 취재진 대부분은 떠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행사 현장에서 주최 측의 최우선 배려 대상은 ‘돈줄’을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었고, 걸 그룹을 취재하러 온 취재진들은 귀찮은 존재로 여겨진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 나이의 리더스 멤버들에게 돌아갔다.

24인조 걸 그룹이라는 화제를 몰고 온 리더스는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자리라기보다는 투자자들 눈요기감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또 쇼케이스보다는 투자 설명회가 우선되니, 리더스의 무대 역시 부실했다. 립싱크는 물론 자신들을 소개할 때 마이크조차 준비되지 않아 웅얼거리는 모습만 보였다.

24명이 모두 무대에 올라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송을 부를 때는 대학 치어리더 수준의 안무를 펼쳤고, 멤버별로 무대에 올라 개인기를 선보일 때는 학예회 수준이었다.

주최 측은 2월 데뷔 전에 제대로 된 쇼케이스를 펼친다고 했지만, 평균 연령 19세의 신인들에게 상처만 안겨주는 이날 행사로 인해 이미 한차례 이미지를 망친 상황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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