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걸 그룹 씨리얼에게는 ‘리얼 소녀그룹’이라는 말이 붙는다. 맏언니 케미가 올해 20살이 되긴 하지만, 막내 레니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등 아직도 여전히 고등학생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리얼 소녀그룹’ 씨리얼이 고민 한가득, 기대 한가득을 안고 돌아왔다.
지난해 데뷔곡 ‘노노노노노’(No no no no no)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씨리얼은 최갑원, 김도훈, 용감한형제, 신사동 호랭이 등 쟁쟁한 작곡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데뷔했지만, 걸 그룹 홍수 속에 휩쓸려 제대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이 어린 친구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막강한 지원과 기대를 안고 출발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당시에는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던 것 같아요. 게다가 씨리얼의 색깔도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분명했고요. 그래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먹는 씨리얼이 아닌, 저희가 나오잖아요. 그래서 지난해에는 씨리얼을 어느 정도 알렸다면, 이번 활동을 통해서는 씨리얼의 케미, 레디, 에피, 앤제이, 레니 등 멤버 개개인으로 알리고 싶어요.”
이는 데뷔곡이 멤버 개개인을 살리지 못하는 측면도 있었지만, 멤버들 스스로가 여유가 없었던 것도 있었다. 본인들은 아쉬운 내용이지만, 신인 걸 그룹으로서는 당연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 두 번째 미니앨범 ‘러브 다이어리’((Love Diary)의 타이틀곡 ‘조마조마’(JOMA JOMA)에서는 분명 멤버 개개인을 살리고 있었다. 성숙해진 보컬과 화려해진 퍼포먼스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저희가 이번 노래에서는 각자의 파트일 때 뮤지컬스럽게 만들었는데, 한 사람이 자기 파트를 노래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띄워주고 있어요. 1집 때보다 여유가 생긴 셈이죠. 당시에는 본인 파트만 하기에도 급급했거든요. 그렇지만, 이제는 다른 멤버들을 살려줄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고 여유있어졌죠.”
실제로 씨리얼의 무대를 보면, 뮤지컬 ‘그리스’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들은 무대에서 잠깐 탭댄스를 선보이는데, 이는 소속사 대표가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도입했다고 한다. 짧은 시간 연습했지만, 전혀 그런 티가 나지 않는다. 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자 파트너와의 호흡이 척척 맞는 것을 보면 분명 지난해에 비해 성장했음이 느껴졌다.
“지난해에 저희가 걸 그룹으로서 어떤 감성을 전달할지 몰랐다면, 이번에는 소녀 감성을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교복 스타일을 입고 무대에 올라, 발랄한 여고생 느낌을 보는 이들이 받을 수 있게 할꺼에요. 그리고 이런 모습들을 통해 진짜로 씨리얼이 성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씨리얼의 이번 앨범에서 독특하게 눈에 띈 것은 멤버 레디가 ‘좋아해 사랑해’와 ‘맘에 든다고’에 랩 가사를 써서 19살의 저작권자가 된 것이다. 이전부터 작사와 작곡에 욕심을 부린 씨리얼 멤버들이 하나하나 꿈을 이뤄나가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여타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음악프로그램 1위를 비롯해 해외에서의 활동이다.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고 싶지만, 조급해 하지는 않을꺼에요. 저희가 열심히 하면 씨리얼이 누군지, 씨리얼 멤버가 누군지 아실 테니까요. 그리고 음악프로그램 1위를 하고 국내에서 저희 인지도가 올라가면, 해외에서 투어를 해보고 싶어요. 꼭 가능하게 만들겁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