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 고도니균, 심장병 유발할 수도

입 속 고도니균, 심장병 유발할 수도

기사승인 2012-04-12 14:08:01
심장병 있으면 3~6개월마다 치과 검진 받아야

[쿠키 건강] 입 속에는 대장균, 포도상구균, 녹농균, 뮤탄스균 등 수 백 종의 세균이 기생한다. 알려진 것처럼 뮤탄스균은 충치를 유발한다. 그러나 입 속 세균이 구강 질환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병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도니균’이 잇몸에서 피가 날 때 혈관으로 침투해 심장까지 흘러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는 고도니균을 단백질로 착각해 면역시스템을 가동시키지 않아 심장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입 속 고도니균, 심장 침투해 염증 유발= 치주질환(잇몸병)은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과 연관이 깊다. 고혈압약을 장기복용하면 입안 세균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며 세균이 혈관을 따라 심장으로 가면 여러 가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데 대표적인 혈압강하제인 이뇨제를 장기 복용하면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생긴다. 살균작용을 하는 침 분비가 줄고 건조해지면 세균이 늘어나 충치, 잇몸병 등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잇몸이 건강한 사람은 입 속에 세균이 많다고 해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잇몸에서 출혈이 있을 경우 입 속 세균이 혈액을 공급해주는 심장관상동맥으로 옮아 혈관 벽이 두꺼워지는 관상동맥 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위험한 심장병을 생길 수 있다.

최근 아일랜드 왕립의대와 영국 브리스톨대 공동 연구진은 고도니균이라는 특정 세균이 심장내막염을 유발하거나 혈관 염증을 일으켜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액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고도니 연쇄구균(S. gordonii)은 치아 표면에 치태 형태로 서식하다 잇몸 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길 때 혈관으로 침투해 대동맥까지 들어간다.

이 때 심장은 적을 감지하고 면역시스템을 작동시켜 고도니균과 싸워야 하지만 고도니균은 혈액응고인자의 하나인 피브리노겐으로 위장해 들어가기 때문에 면역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고도니균은 혈관에 달라붙고 혈액을 응고시켜 결과적으로 심장내막염을 일으킨다. 또는 혈관에 염증을 유발해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액을 차단한다. 이 연구는 지난 3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일반미생물학회(Society for General Microbiology)에서 소개됐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원장은 “잇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심장병이 어떻게 유발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동맥경화나 고혈압 같은 심장병이 있는 환자는 잇몸 관리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쑤시개 대신 치간 칫솔 사용 생활화해야= 심장병이 있는 환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3~6개월마다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을 받을 때는 치과의사에게 심장병의 종류, 복용하는 약 등을 자세히 이야기한다.

평소에는 칫솔질을 규칙적으로 꼼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로 잇몸 전체와 치아 씹는 면, 옆면, 사이사이를 닦아 줘야 한다. 치아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이쑤시개를 사용해 제거 하는 습관이 있다면 즉시 고친다. 이쑤시개는 잇몸 혈관에 상처를 내고 치아 사이를 벌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쑤시개 대신 치간칫솔을 사용하고 치아 사이가 좁아 치간 칫솔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치실을 사용한다. 칫솔질 마지막에는 혀클리너로 설태를 제거한다. 이밖에 생활에서는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촉촉하게 유지한다. 입이 마르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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