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컨테이너박스서 만난 노건평씨 눈물을 보이며…

[단독] 컨테이너박스서 만난 노건평씨 눈물을 보이며…

기사승인 2012-04-18 22:02:01

[쿠키 사회]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을 왜 자꾸….”

경남 통영시 장평리 공유수면(약 17만9000㎡) 매립 허가 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70)씨가 사건과 관련해 18일 국민일보에 처음 입을 열었다.

노씨는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200m쯤 떨어진 자신의 농장에 있는 2평 남짓한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중간 중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노씨는 “2007년 S사의 실질적인 사장 김모씨와 이모씨가 나를 몇 번씩 찾아와 ‘이 사업이 괜찮다’며 주식을 사라고 권했다. 자기들이 서류까지 다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검찰이 이 사건의 중간 역할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노씨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니까 나와 가까운 다른 사람이라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더라. 그들은 아무래도 (나와 가까운 사람이 주식을 사면 이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생각 끝에 사돈 강모씨에게 주식(당시 S산업 지분의 30%에 해당)을 사보라고 권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돈 9000만원도 보태줬다는 것이다.

노씨는 “난 투자, 돈벌이 같은 건 생각도 없었다. 부탁을 들어준 것밖에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전 통영시장을 찾아가 S산업 사업허가를 위해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무실을 찾아갔던 것은 맞지만 친분관계로 차 한 잔 마시고 온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검찰은 300억원이 넘는 공유수면 매립 공사에 노씨가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강씨 명의의 차명주식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2008년 강씨가 S산업 주식들을 매각해 9억4000만원의 이득을 챙겼고, 이 돈이 노씨 쪽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노씨는 이 돈의 일부가 노 전 대통령 사저 건축에 사용됐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사저 지을 때 동생이 돈이 좀 부족해 땅 판 돈과 사업하며 모아뒀던 돈을 보태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아들 계좌로 9억4000만원 중 2억5000만원이 흘러들어 갔다는 것에 대해선 “사돈이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기에 내 아들 며느리 좀 도와 달라고 한 것”이라면서 사돈 강씨가 2억5000만원을 직접 며느리와 아들에게 줬다는 입장이다. 대구에 있는 K업체에 돈이 흘러들어 간 정황에 대해서도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노씨는 “검찰에서 연락이 오면 다음주 월요일쯤 가서 모든 것을 털어 놓겠다”고 말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김상기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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