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아이 목말 태우고 업었다가 ‘고생’

봄나들이, 아이 목말 태우고 업었다가 ‘고생’

기사승인 2012-04-26 16:27:00
[쿠키 건강] 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포근한 날이 이어지면서 주요 공원과 놀이동산에는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나들이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직장인 김씨 부부는 휴일을 맞아 두 남매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나들이라 그런지 두 남매는 신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즐거운 기분에 아빠는 첫째를 목말 태우고 엄마는 잠든 아이를 업고 구경 다녔다. 아빠의 목에 올라타고 엄마의 등에 업힌 아이들은 신나는 한 때를 보냈지만 김씨 부부는 나들이 후 목과 허리, 다리에 뻐근함 때문에 며칠째 고생 중이다.

◇아이 몸무게 얕보다간 척추에 문제=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나들이 갔을 때 누구나 한 번쯤 목말 태우기를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 무게를 얕보고 무심코 태웠다가는 목이나 허리, 척추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목뼈는 신체 중 가장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10~20kg 정도 되는 아이가 올라타 움직이면 추간판 사이로 수핵이 빠져 나와 주위를 지나는 신경다발이나 신경줄을 압박하는 경추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목말을 탄 아이가 신나서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뼈나 근육이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균형을 잡으려고 급작스레 힘이 들어가 인대나 근육이 늘어날 수 있다.

목말을 태울 때도 안전한 자세에서 태워야 한다. 아이를 높은 곳에 위치시키고 아빠는 서 있는 상태에서 태우는 게 좋다. 앉아서 태워야 한다면 한 쪽 무릎은 꿇고 다른 쪽 무릎은 약간 구부린 자세에서 허리를 펴고 다리 힘을 이용해 일어나야 한다. 목말을 태운 후 아이의 두 다리가 목을 감싸고 가슴으로 내려오도록 한다.

◇아이 업고, 안고… 연골 약해진 여성에겐 독= 엄마들은 아이가 보채거나 잠들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안거나 업고 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여성은 임신과 출산으로 칼슘이 부족하고 연골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를 업거나 안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보통 아이를 업을 때 아이 얼굴 쪽으로 등을 돌리고 아이를 업은 후 허리힘으로 바로 일어서는데 이 과정은 허리에 매우 좋지 않다. 아이를 업을 때는 엄마는 앉지 말고 앞을 본 채 허리를 약간 굽힌 상태에서 아빠나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아이만 등에 올린다는 기분으로 업는 것이 좋다.

아이를 안을 때도 선 채로 안지 말고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일어서야 한다. 아이를 업거나 안고 장시간 걷게 되면 디스크는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 뒤에 있는 신경근 쪽으로 튀어나와 신경근을 압박해 허리디스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를 직접 안거나 업기 보다는 유모차나 아기 띠를 이용하는 것이 허리건강에 좋다. 아기 띠를 할 경우 아기 띠가 밑으로 처지게 되면 무게가 더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바짝 조여서 안아 주는 게 좋고 척추를 약간 뒤로 젖혀 옆에서 봤을 때 허리의 모양이 S라인이 되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봄철에는 나들이와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겨우내 쓰지 않았던 근육들을 갑자기 사용해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며 “아이를 목말 태우거나 안거나 업고 오래 걸으면 목과 허리, 다리에 큰 하중이 실려 무리가 올 수 있는 만큼 10분을 넘기지 말고 아이를 내린 후 목과 허리를 좌우로 돌려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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