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리뷰] 김곡-김선의 발칙한 조롱…식변증 다룬 ‘솔루션’

[JIFF 리뷰] 김곡-김선의 발칙한 조롱…식변증 다룬 ‘솔루션’

기사승인 2012-04-28 15:01:00

[쿠키 영화] 밥 대신 변을 먹는 아이가 있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상상인가. 게다가 아이에게 변을 제공해주는 사람들은 가족이다. 아이는 아빠, 엄마, 누나의 변을 통해 영양성분을 섭취한다. 물론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2012’를 통해 제작된 김곡-김선 감독의 영화 ‘솔루션’은 ‘식변증’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다룬 페이크다큐다.

영화는 세상의 온갖 별종을 만나온 문제 해결 프로그램 ‘솔루션’이 변을 먹는 아이의 사연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심각한 말투로 아이를 소개하는 진행자와 가족 인터뷰, 각종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말도 안 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내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곳곳에서는 두 감독의 재치를 발견할 수 있다. ‘밥 먹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 등의 내레이션과 ‘솔루션’ 프로그램의 속보 자막으로 등장하는 대통령에 대한 조롱은 두 감독의 성향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영화는 변을 초록색으로 표현하는 유머를 발휘한다. 이를 통해 변을 먹는 장면이나 배설하는 장면 등에서 생길 수 있는 거북함과 혐오스러움을 현명하게 피해 갔다. 실제 두 감독은 실제 변색으로 할 것인지 초록색이나 보라색으로 표현할지를 두고 2시간 동안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영화에는 낯익은 인물들이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변영주 감독은 식변증 전문가로, 홍석천은 의사로 등장해 변을 먹는 아이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이들이 내린 결론은 식변증의 원인은 가족관계의 결함 속에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영화는 가족의 붕괴와 사회의 부조리함을 꼬집는다. 변을 소재로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지만 결코 가볍거나 경솔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숏!숏!숏! 2012’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국내 단편영화의 제작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마련한 프로젝트다. 올해는 김곡-김선 감독의 ‘솔루션’과 박정범 감독의 ‘일주일’이 관객과 만났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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