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서울아산병원은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가 극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복막투석까지 받아오던 러시아의 타티아나(여·37) 환자에게 혈액형이 다른 아버지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이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 혈액형 부적합 장기이식은 간, 신장을 대상으로만 이뤄졌었다.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췌장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췌장은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인체에서 중요한 소화액을 분비하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기법과 환자 관리가 매우 중요한 장기다.
특히 이번 수술은 혈액형이 다른 기증자의 췌장과 신장이 환자에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B형인 타티아나 환자에게 면역억제제를 주입하고, 혈장교환술 등의 처치를 한 뒤 A형인 니콜라이씨의 췌장과 신장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환자의 당뇨 수치도 수술 전에는 정상인보다 약 6배 이상 높은 680mg/dl까지 올라갈 정도로 위급한 상태를 보였으나, 현재는 정상 수치인 110mg/dl을 유지해 인슐린을 끊은 것은 물론 당뇨병도 완치됐다.
수술을 집도한 한덕종 교수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의 췌장이식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국내 췌장이식 수준은 세계적”이라며 “장기기증 인식이 활성화 돼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가며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수많은 당뇨환자들이 고통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