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은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해야 ‘효과 만점’… 우리 가족 건강지킴이 ‘예방접종’ 시기·내용

예방접종은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해야 ‘효과 만점’… 우리 가족 건강지킴이 ‘예방접종’ 시기·내용

기사승인 2012-05-16 16:35:01
#37살 이모씨는 11살, 9살 남매를 키우고 있다. 기본접종을 마친 후 선택접종에 대해 알아보던 중 폐구균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뇌막염과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에 큰 아이에게 1회 접종을 시켰다. 그러나 3개월 뒤 아이가 중이염에 걸렸고, 검사결과 이씨에게 폐구균 항체가 없어 아이가 감염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은 부모나 조부모의 손에 길러진다. 아이의 경우 생후부터 만 12세까지 기본접종을 1회에서 5회하면 항체가 생성되지만 기본접종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부모나 노인들에게는 B형 간염이나 파상풍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가족 모두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아이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생성해야 하지만 아이만 접종하면 된다는 생각에 어른의 예방접종에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손용규 GF소아과 원장(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부총무이사)은 “예방접종은 아이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를 돌보는 노인과 부모도 항체가 있어야 아이가 감염되지 않는다”며 “아이와 접촉하는 사람들의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아이와 가족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이들을 위한 기본접종 비용은 국가에서 70%, 지방자치단체에서 30%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선택접종은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A형 간염이나 폐구균, 대상포진 등의 예방접종률은 낮은 편이다. 소아의 기본 예방접종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 아이의 발달 상태를 확인하면서 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시기가 됐더라도 아이가 감기에 걸렸거나 다른 질환이 있다면 항체가 제대로 생기지 않을 수 있다. 감기에 걸렸다면 접종기간을 조금 늦추거나 전체 접종 후 1회 추가 접종을 하는 등의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영유아는 생후부터 만 12세까지 9가지의 기본접종을 해야 하며 독감은 해마다 전 연령층에서 접종해야 한다. 손 원장은 “아이는 태어날 때 엄마의 면역력을 그대로 물려받아 태어나는데 이 면역력이 사라져야 스스로 항체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3∼4번 접종을 해야 비로소 항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청소년과 중장년층의 경우 수막구균과 폐구균 등을 접종해야 한다. 특히 11∼50세에서 단체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많이 걸리는 수막구균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생, 대학생과 군인, 회사원들이 접종 대상이다. 수막구균은 유병률이 높은 편으로 선진국은 이미 기본접종에 포함돼 있다. 군대에서 뇌수막염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데 수막구균에 감염돼 뇌수막염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손 원장은 “수막구균에 감염되면 뇌로 침범해 19시간 안에 사망하는데 10만명 당 1∼2명에게서 발생하며, 폐구균은 입안에서 기생하면서 옮겨 다니기 때문에 단체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필히 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폐구균 백신은 청소년까지만 접종이 가능하지만 오는 6∼7월쯤 50세 이상에서도 접종이 가능한 13가 백신이 새로 수입돼 접종 연령이 확대될 예정이다.

심하면 간이식을 해야 하는 A형 간염은 1970년대 후진국에서 유행했다. 우리나라에는 1998년 백신이 수입돼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는 항체가 전혀 없는 상태다. 또한 현재 피검사로 항체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B형 간염밖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 접종 계획을 세워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돌보는 노인이나 베이비시터의 건강을 살피고 질병 감염을 낮추는 것도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다. 최근에는 베이비시터 가운데 중국동포들이 많은데 중국은 A형, B형 간염의 유병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손 원장은 “번거롭더라도 내 부모나 혹은 고용하는 베이비시터가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를 맡겨야 한다”며 “피검사로 항체가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B형 간염이 유일하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접종을 시킨 후 아이를 돌보게 해야 아이가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한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상태로 존재하던 수두 바이러스는 어른이 돼서도 몸 안에서 다시 활성화 된다. 이때 걸리는 질병이 대상포진인데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자주 걸리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는 노인들의 경우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내년 후반에는 노인들도 접종이 가능한 대상포진 백신이 새로 수입될 예정이다.

특히 임신을 한 경우에도 아이가 엄마의 면역력을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에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해서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백일해 예방이 가능한 Tdap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Tdap 백신은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감과 마찬가지로 전 연령층이 접종 대상이다.

손 원장은 “병에 걸린 후 수술하고 약을 쓰는 것보다 예방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 국민의 접종화를 통해 늦게라도 접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국민 면역력을 9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면서 “눈에 당장 보이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지 쿠키건강기자 ohappy@kukimedia.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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