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골결손은 우리 일상에서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골결손 환자 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인공뼈와 지지체를 개발해 환자 몸에 맞는 뼈를 만들어준다면 재수술의 가능성도 줄이고 남은 인생도 훨씬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송해룡 고대구로병원 골결손질환 융합치료센터장(정형외과·사진)은 골결손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골결손은 교통사고나 골절, 스포츠 손상, 기타 다른 질환으로 인한 수술로 인해 흔하게 일어나고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준다.
송 센터장은 “센터에서는 기초 연구와 골재생, 약물 투여 등 골결손에 관한 세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구의 기본 방향은 국민 건강과 골결손 기술에 관한 세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수술법 단점 보완해 환자 맞춤형 인공뼈 시술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외상으로 인한 골절이 생기면 뼈의 일부가 손실될 수밖에 없다. 뇌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머리뼈의 일부분을 잘라내고 수술하기 때문에 뇌수술이 끝난 후 결손이 생긴 뼈의 빈 공간은 시멘트나 철판으로 대체하게 된다.
골결손 치료에는 주로 시멘트로 인공뼈를 만드는 골시멘트술이 시행돼 왔다. 그러나 골절부나 병변이 있는 부위에 닿아있는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골절 후 적어도 6개월이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시멘트나 철판은 발열할 수 있고 이 특성 탓에 항생제 선택에도 어려움이 따르며, 골시멘트 제거를 위한 2차 수술도 불가피하다.
현재 골 이식이 갖고 있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항생제를 탑재한 인공지지체를 환자의 결손 부위의 크기에 맞게 3차원으로 제작해 이식하는 것이 센터의 목적이다. 뼈가 손실된 곳을 정확히 측정해 지지체를 삽입한다.
단순 교통사고 환자 외에도 신경섬유종 등으로 뼈에 변형이 생긴 환자나 류마티스 환자, 스포츠 손상 환자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송 센터장은 “환자 개인에게 딱 맞는 인공지지체를 삽입한다는 것이 센터가 갖고 있는 기술력의 핵심”이라며 “기존 수술법의 한계와 단점을 보완해 지지체 안에 항생제를 탑재해 자연 방출되는 기술을 전임상 실험 중에 있고 곧 상용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기업 지원 받는 신의료기술 연구 선도
고대구로병원 골결손질환 융합치료센터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국가 경쟁력 발전을 위한 보건의료 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돼,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삼진제약과 제노스, BNC 코리아 등 업체의 지원금을 포함해 5년 동안 70억원이 투입된다. 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사업 중 두 번째로 큰 사업이며 해마다 연구 결과와 진행 상황에 대한 연차 평가를 받아 투명한 연구를 실시한다.
특히 3세부 연구 과제인 기능성 세포를 함유한 골결손부 재건 수술인 지방 줄기세포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로 국가적 관심사이기도 하다.
센터는 보다 원활한 연구를 위해 각종 실험이 가능한 전용 동물 실험실을 확보했다. 쥐를 키우는 소동물실과 토끼 등을 키우는 중동물실 등을 확보해 센터 내에서 100마리 이상의 동물을 직접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김성은 연구교수(정형외과)는 “대학병원 내에 이러한 시설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지만 국가에서 진행하는 지원 사업이고, 골결손이나 줄기세포에 대한 단독 기술력을 갖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고대구로병원 골결손질환 융합치료센터의 주요 연구진. 왼쪽부터 김성은 정형외과 교수, 고영학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치기공학과 교수, 서승우 부센터장, 송해룡 센터장.
◇고유 기술 개발로 세계 경쟁력 갖추는 것이 목표
센터의 최종 목표는 국민 건강 증진과 더불어 개발된 의료기술의 상용화다. 실제 1차년도 연구에서 기존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현재 정형외과 등에서 슬관절 수술시 십자인대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의 전임상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항생제를 탑재한 인공지지체에 대한 전임상도 올해 12월부터 시작한다.
센터는 의료기술이 개발되면 기술 이전을 통해 기술료 수익을 올리고 이를 다시 연구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첨단 골질환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2020년에는 대한민국의 골결손 치료 고유 기술로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송 센터장은 “희귀 질환을 앓거나 뼈가 한 번 부러진 사람은 원래의 형태로 되돌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 된다면 교통사고는 물론이고 각종 수술로 인해 뼈에 손상을 입은 사람은 전 세계 수억 만 명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의 경쟁력이 고대의료원의 경쟁력이 되고 나아가 해외 기술 이전을 통한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돼야 한다”며 “골결손 환자의 고통은 생각보다 심하지만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암이나 다른 질환에 비해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그들을 위한 연구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고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