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간접흡연이 우리의 귀와 코, 목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자녀의 중이염이나 축농증, 코골이 가능성을 높이고 심하면 후두암까지 유발하는 당 간접흡연이 주는 폐해에 대해 알아본다.
◇간접흡연 청력 저하 위험, 소아 중이염 가능성도 높여= 간접흡연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내뿜은 연기와 불이 붙은 담배 끝에서 흘러나오는 연기로 인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중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가 간접흡연의 85%를 차지하는데 이는 흡연자가 내뿜은 연기보다 더 해롭다. 독성 화학물질의 농도가 더 높고 입자도 작아서 체내 깊숙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은 일반적으로 혈관을 축소시키는데 귀로 유입되는 혈류를 방해해 혈액 공급이 줄어드는 것이 청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 최근 한 연구에서 부모가 흡연자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삼출성중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평균 37%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머니가 흡연을 하는 경우 아이의 중이염 발생 횟수가 크게 증가해 집안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는 아이들보다 중이염 발생률이 6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축농증 위험 증가… 자녀 코골이 유발= 담배의 독성물질은 코 속에서 먼지나 바이러스 등을 여과해주는 섬모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담배연기로 코 속이 건조해져 점막이 메마르게 되면 점막 고유의 기능인 면역기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리고,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골이 또한 흡연과 상관관계가 높은 질환 중 하나다. 흡연은 코와 목 주변의 근육을 처지게 하고 건조하게 만들어 코골이를 유발한다. 직접흡연뿐만 아니라 부모의 흡연에 의해 아이에게도 코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성대에 해로운 간접흡연, 심하면 후두암= 필터를 거치지 않은 담배연기를 바로 들이마시는 셈인 간접흡연은 성대에 매우 해롭다. 간접흡연은 필터를 거치지 않은 독성 물질이 성대점막을 건조하게 만들고 성대근육의 긴장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후두암 역시 간접흡연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후두는 담배연기 속 발암물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기관으로 흡연이 후두암의 가장 확실한 발암인자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체 후두암 환자 중 흡연자가 90~95%이며, 흡연기간과 흡연량이 후두암 발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직접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간접흡연에 장기간 노출된다면 후두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