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로 바쁜 농촌, 척추관협착증 주의보

모내기로 바쁜 농촌, 척추관협착증 주의보

기사승인 2012-05-29 10:04:01
[쿠키 건강] 평생 농부로 살아온 김모씨(70)는 논, 밭에서 수십 년을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하느라 허리, 무릎 관절에 성한 곳이 없다. 통증이 있었지만 병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운 김씨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파스를 붙이며 근근이 버텼다. 그러나 얼마 전 다리가 저리고 시리더니 밭일을 하다 허리에 극심한 허리통증이 느껴져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리가 마비된 것처럼 움직일 수 없어 병원을 찾은 김씨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허리 숙이고 일하는 농부의 직업병 척추관협착증= 모내기 시즌을 맞아 허리와 관절에 고통을 호소하는 농촌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 척추 및 주변 조직이 퇴화된 어르신들이 모내기를 위해 허리를 숙이고 일하는 시간이 길어져 척수신경이 들어있는 척추관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를 방치하면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농부에게 많이 나타나 ‘농부병’이라고도 불린다.

송형석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오랫동안 몸을 구부려 앉으면 혈관이 조여 허리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고, 이렇게 되면 근육이 약해져 척추에 강한 압력을 줘 디스크를 계속 압박하게 된다”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척추관협착증의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원인과 증상=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척추관이 선천적으로 좁거나 성장 정도에 따라 정상보다 좁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나이가 들면서 척추의 후관절이 커지고 관절 주위의 인대가 두꺼워짐에 따라 척추관이 좁아지고 커진 관절과 인대가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까지 뻗어나가는 통증인 방사통을 들 수 있다. 또한 척추관 여러 부위에서 신경을 압박해 혈류장애로 다리를 절수도 있다. 잠잘 때도 똑바로 누우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하반신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새우처럼 웅크리거나 엎드린 자세로 자게 된다.

◇경막외신경감압술, 미세현미경술로 치료= 척추관협착증은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소염 진통제, 근육 이완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을 때에는 경막외신경감압술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꼬리뼈에 2㎜ 두께의 작은 관을 집어넣어 척추신경을 둘러싼 경막 바깥 공간을 타고 올라가 염증부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한다. 환부에 유착방지제를 뿌려 신경눌림을 없애고 마취제 등을 주사해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시술시간은 40분 정도이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마취, 절개, 입원이 필요 없다.

◇한 시간에 한 번 허리 펴고, 근력운동으로 예방해야=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를 구부려 일하더라도 최소한 한 시간마다 일어서서 허리를 펴고, 허리를 좌우로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근력운동 등 하루 30분 이상 걷기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전거 타기는 척추신경구멍을 넓혀주기 때문에 매우 좋다.

송형석 원장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은 다리가 저리면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해 혈액순환제만 복용하거나, 물리치료만 받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에 장애가 생기는 마비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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