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재분류 “약사 입김 정말 없었나?”

의약품 재분류 “약사 입김 정말 없었나?”

기사승인 2012-06-12 11:57:00
의협, “정치적 고려 개입 여부 의심”

[쿠키 건강]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의약품 재분류 항목과 관련해 특정 집단인 약사들의 이익 문제가 관여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의협은 12일 “식약청이 국민 건강을 위해 재분류 계획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약품 재분류 과정을 보면 특정 집단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를 강력히 반대하던 대한약사회 회원들은 당시 이를 수용했던 약사회 김구 회장을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뚜렷한 이유 없이 비난을 중단하고 동반책임론을 주장해 정부와 약사 간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모종의 거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의협은 “분류계획 결과가 발표된 시점에서 거래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며 “다른 선진국처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호르몬제인 사전피임약이 전문약으로 전환된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는 약사가 더 많은 조제료를 받게 돼 약사가 반대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며, 전문약인 사후피임약을 일반약으로 분류한 것 역시 약사의 판매수익을 증가시키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협은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으로 성병 발생 증가와 관리부실 등을 우려했다. 응급피임약은 복용 후 평균 3명 중 1명에서 질출혈이 발생하고 이를 생리로 오인하는 경우 차후에 원치 않는 임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사후피임약은 일반 피임약의 약 15배 이상 많은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임신 불능의 위험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의약품 재분류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국민의 건강이며 어떠한 금전적, 정치적 이해관계도 관여되지 않아야 한다”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선명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청은 지난 7일 6879개의 의약품을 대상으로 재분류 작업을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류결과 273개의 품목이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212개의 품목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됐다. 식약청은 각 계 의견을 수렴하고 중앙약심 자문을 거쳐 7월 말에 재분류를 확정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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