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설소대 수술, 어떤 경우에 해야 하나요?

영유아 설소대 수술, 어떤 경우에 해야 하나요?

기사승인 2012-06-14 11:03:00
[쿠키 건강]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라면, 사탕 등의 발음이 분명하지 않거나 젖을 제대로 빨지 못하면 혀 수술(설소대 수술)을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태아보험 가입이 늘어나면서 설소대 수술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데, 모든 수술이 그렇듯 수술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아이의 성장이나 발음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지만 설소대가 약간 짧은 경우라면 성장 과정을 좀 더 지켜본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설소대 수술, 과연 어떨 때 해야 하는 것일까?

설소대 짧으면 빨기, 삼키기, 발음 장애 유발= 흔히 우리가 말하는 ‘혀가 짧다’는 것은 설소대가 매우 짧아 혀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혀를 위로 올렸을 때 보이는 가느다란 힘줄이 설소대인데 이것이 지나치게 짧으면 발음에 문제가 생긴다. 이를 설소대 단축증, 혹은 설단소증이라고 부른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선천성이다


주요 증상은 일명 ‘혀 짧은 소리’이다. 혀가 윗입술, 윗잇몸, 입천장에 닿아야 발음이 되는 음소인 ㄹ, ㅅ, ㅆ, ㅈ, ㅊ 등을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같은 이치로 영어의 L, R 발음도 잘 내지 못한다. 예를 들어 ‘ㄹ’ 발음이 들어가는 ‘노래’라는 단어를 ‘노대’나 ‘노애’ 로, ‘라면’을 ‘나면’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두경부전문클리닉 박사는 “설단소증이 심한 경우엔 영유아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아이가 젖이나 우유병을 잘 빨지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며 “소아에서의 설단소증은 빨기, 삼키기, 발음 장애 등을 유발하며 성장하면 언어발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음만으론 수술 여부 결정 어려워= 설단소증일 때는 설소대 절개술로 치료하는데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설소대가 약간 짧아 발음에 다소 문제가 있는 정도라면 조음검사나 자음정확도검사 등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음소의 습득은 나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지므로 특정 발음이 안 된다고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

한때 조기 영어교육 광풍으로 인해 영어 ‘R’과 ‘L’ 발음을 잘하기 위해 혀 길이가 정상인 아이에게도 설소대 절개술을 받게 하려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지만, 정상인 아이에겐 무용지물이다. 이 수술은 혀를 늘리는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설소대가 매우 짧은 경우를 제외하면 발음 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다.

영유아기 때 설단소증으로 인해 젖이나 우유병을 잘 빨지 못할 정도일 때는 조기에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혀를 내밀었을 때 혀끝이 입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혀 끝 가운데 부분에 홈이 생겨 혀 모양이 U자가 아닌 W자를 형성한다면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시기는 가능하면 말을 완벽하게 배우기 전인 2~5세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술 후 발음 교정은 필수… 부모와 연습= 수술 방법은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신생아 시기나 생후 6개월 이전이라면 설소대를 살짝 잘라주는 것으로 시술이 끝난다. 시기가 지난 어린이는 설소대가 다소 두껍고 수술 시 협조가 어려워 전신 마취로 시행된다. 마취 후 혀 밑에 있는 설소대를 절개한 다음, 잘라준 부위가 벌어지지 않게 봉합사로 절개 부위를 봉합한다.

수술은 약 15~20분이 소요되며 전신마취가 필요할 땐 입원 치료를 하게 된다. 대부분 1~2일 입원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후 이틀 동안은 덧나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을 혀 밑에 머금게 하는 것이 좋다. 수술한 부위에 자극이 가해지지 않도록 수술 후 일주일간은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고 주스나 콜라 등 자극적인 음료수는 상처에 닿으면 쓰라리기 때문에 마시지 않도록 한다.

수술 후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음 교정이다. 수술을 받자마자 아이의 발음이 바로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발음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습을 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혀가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도 이전의 습관대로 발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단소증 아동이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치조음 ㄴ, ㄷ, ㄹ, ㅅ 등이 들어가는 단어인 사탕, 라디오, 땅콩 등을 위주로 정확한 발음을 알려주며 함께 소리 내 연습하도록 한다. 만약 발음 교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수술 전 발음 습관이 지속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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