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 장애는 보통 감기를 앓고 난 후나 비염, 축농증 등 코 질환이 있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감기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후각 장애는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때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코 질환이 원인이라면 이것만 해결해도 후각을 회복할 수 있다.
둔한 후각, 위험 상황 시 알아채기 어려워= 감기에 걸렸을 때 코 막힘 증상이 심하면 냄새를 맡기가 어렵고 맛까지 잘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맛은 혀로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향이 70~80%를 좌우한다. 후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각에 문제가 생기면 상한 음식을 가려내기도 어렵고 불이 나거나 가스가 누출되는 등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도 알아채기 힘들다. 후각 장애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할 수도 있고 강한 냄새만 맡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냄새를 맡을 수는 있지만 다른 냄새로 착각하는 것도 후각 기능 이상의 증상 중 하나다.
후각 장애는 크게 전도성 장애와 감각신경성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전도성 장애는 후각 신경은 정상이지만 후각 전달물질이 물리적인 폐쇄에 의해 후각 신경에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보통 감기를 동반한 후각 장애나 축농증, 코 속 물혹 등에 의한 것을 말하며 코 막힘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 감각신경성 장애는 후각 신경 자체에 이상이 있는 경우로 급성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후각신경세포를 파괴해 문제가 생긴 것이다.
◇비염-축농증 등 코 질환이나 감기 후유증으로 후각에 이상= 후각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코 질환이다. 코 막힘을 일으키는 비염, 축농증, 비중격만곡증 등이 원인이 된다.
이용배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원장은 “코가 막히면 냄새가 후각 신경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도달한다 해도 점막이 부어 직접 신경에 접촉하지 못한다”며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인해 코 점막이 붓거나 물혹이 있을 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감기를 앓고 난 후 2주 이상이 지났는데도 냄새를 맡기 어렵다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간혹 후각 장애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중년 여성인 경우가 많다. 보통 폐경 이후에는 후각 신경이 감퇴되면서 미각까지 둔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평소와는 달리 음식의 간을 잘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에만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돼 위궤양을 유발할 소지도 있다.
후각 기능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후각기능검사를 시행한다. 다양한 종류의 향을 가진 시약을 이용해 후각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검사와 후각 반응값을 측정하는 검사 등을 통해 코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k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