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여름, 피부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여름철 복병 무좀 때문이다. 무좀환자들의 고민은 초여름부터 시작된다. 겨울과는 달리 여름에는 맨발로 식당 등 실내에 들어가거나 발을 노출시켜야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갈라진 발가락 사이를 나도 모르게 긁거나 발바닥이나 발 옆에 발생한 소수포를 노출시키는 것은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다.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 중 발에 생기는 병변이다. 말 그대로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발을 씻지 않아 생기는 더러운 질환이라는 오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좀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때문에 흔히 잘 알려진 민간요법에 의지해 혼자 치료를 시도하다 증상 악화로 결국 병원을 찾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민간요법을 동원한 치료는 2차 감염 발생의 주요원인이 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모든 질병에 해당되지만 특히 무좀은 내원이 빠를수록 조기치료를 통한 완치가 가능하다.
◇무좀에는 ‘병원’이 특효약!= 무좀은 병의 상태와 발생부위, 원인균에 따른 치료법이 다르다. 발 무좀은 간단한 경우 바르는 약만 1~2달 사용해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1주일 안에 가려움은 물론 발가락이 갈라지거나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무좀이 완치된 것은 아니다. 현미경 관찰을 통해 진균의 박멸을 확인한 후 치료를 끝내야 한다.
진물이 심한 경우 약 도포 전 진물을 없애기 위해 약물에 발을 담그는 치료가 필요하다. 먹는 무좀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하에 무좀치료제를 사용하면 80~90% 무좀을 완치할 수 있다.
또한 무좀을 빨리 치료하기 위해 강한 각질용해제를 무좀에 바르는 행위는 극도로 피해야 한다. 이 약을 바르게 되면 병변 부위의 피부가 많이 제거돼 가려움증 해소에는 효과가 있지만 자극성 피부염이나 이차 세균감염에 의해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서수홍 고대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 완치를 위해서는 치료를 게을리 하지 말고 꾸준히 약을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좀은 증상이 사라지고 외관상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일지라도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약 3~4주간 곰팡이 박멸을 위한 약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예방이 중요, 발병해도 민간처방 자제해야= 가장 좋은 것은 무좀에 걸리지 않도록 발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발은 매일 씻은 후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꼭 끼는 신발을 피하고 가급적 통풍이 잘 되는 샌들을 신는 것이 좋다. 양말은 반드시 면양말로 착용하며 하루 한 번은 갈아 신고 집안에서는 되도록 맨발로 지내도록 한다.
무좀이 생긴다면 민간처방에 의지해 혼자 치료를 시도하는 무리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살균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빙초산, 식초, 정로환 등이 민간처방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섣불리 사용했다간 화학적 화상을 입거나 이차 세균에 감염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서수홍 교수는 “무좀 예방은 습한 환경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잘 씻은 후 잘 말리는 것이 최선책”이라며 “발바닥이 가렵다고 모두 무좀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섣불리 치료하지 말고 반드시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자신의 판단에 따른 민간처방은 이차감염 등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