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도 ‘약’, 투약지침·관리요령 제대로 알아야 안전
[쿠키 건강] 여름철 레저,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찰과상, 가려움증, 무좀, 피부염증 등 다양한 질환으로 피부 연고제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피부연고제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어느 가정에나 몇 개씩은 구비돼 언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다 보니 주사제나 먹는 약에 비해 약(藥)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연고제도 종류에 따라 사용기간, 주의해야 할 점 등이 다르고 임의로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성인 10명 중 7명은 연고사용 ‘멋대로’
최근 부천성모병원 피부과에서 일반인 577명(남자 267명, 여자 310명)을 대상으로 피부연고제 사용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70%인 404명이 연고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고 사용법을 지키지 않는 응답자를 살펴보면 ‘임의대로 사용’ 191명, ‘피부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가급적 적게 사용’ 124명, ‘정해진 것보다 많이 사용’ 89명으로 나타났다. 처방 받은 용량, 횟수, 사용 기일을 꼭 지킨다고 답한 응답자는 173명에 불과했다. 또한 증상이 완화되면 임의대로 사용을 중단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65명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 연고 사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남용 막고 치료 효과 높이려면 사용법 지켜야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 피부연고제는 증상이 완화되면 그만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경호 부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부분의 외용제는 정확한 진단과 질병의 상태에 따라 선택해야 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용 기일과 횟수를 지켜 도포해야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피하고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소 항생제 및 항 진균제, 옴 치료제 등은 부적절하게 장기간 도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의 경우 강도에 따라 7단계로 나뉘는데 미국 FDA는 가장 강도가 낮은 단계(0.5% Hydrocortisone) 이하의 연고제만 비처방 의약품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한 질환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면 사용을 중단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와 증상이 완화돼도 처방 받은 기한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연고제도 있다. 대표적으로 습진 등의 경우 증상이 호전된 후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좀 치료제는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개선돼도 실제 무좀균이 포자를 형성해 잠복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해진 치료 기간을 지켜 꾸준히 도포해야 한다.
연고를 바르는 요령도 중요하다. 피부 연고제의 도포양은 부위 및 병변의 면적에 따라 달라진다. 연고제를 바르는 양은 성인을 기준으로 얼굴과 한 손에 1회 도포하는 양이 1g, 몸통과 팔, 다리가 각각 8g, 3g, 5g을 권장한다. 또한 전신에 1회 도포하는 양은 30~40g정도가 적당하다.
연고제를 바를 때에는 오염을 막기 위해 용기 끝 부분이 환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면봉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연고제는 구입한 후 사용설명서를 버리지 말고 연고제와 함께 보관하며, 개봉한지 오래돼 색이 변하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말고 폐기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