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I LOVE KOREA.” 지난 5일 오전 7시 가슴 종양 제거 수술을 위해 수술실로 들어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암 환자 피터씨가 연신 고마움을 표시한다.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지만 그의 눈은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다.
‘연골육종’ 이라는 희귀난치성 뼈암에 걸려 1년 여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남아공 출신의 피터씨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제 2의 삶을 꿈꾸게 됐다. 2001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영어학원에스 일을 했던 피터씨는 2009년까지 영어 학원에서 근무했다.
2006년부터 가슴과 등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해 2009년 휴가를 내고 고향인 남아공으로 돌아갔다. 현지 병원에서 뼈에 암이 생기는 연골육종이라는 암 판정을 받고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병세에는 차도가 없었다.
결국 1년 여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피터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1년이라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 2011년 3월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할 생각으로 온 그에게 뜻밖의 만남은 기적의 씨앗이 됐다.
지난 4월 근무하던 영어 학원 앞에서 6년 전 자신이 가르쳤던 한 여자 아이와 인사를 했고 우연히 자신의 병에 대해 얘기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교수로 근무하던 소녀의 아버지는 피터씨를 위해 수술 가능 여부를 알아보기로 했다. 5월 병원을 내원해 상태를 확인한 뒤 간담도췌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의료진이 참여한 13시간 50분의 대수술이 시작됐다.
수술을 담당한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팀은 오른쪽 가슴 및 허리의 피부와 근육, 흉벽, 횡경막, 간 등을 절제해 종양을 모두 제거했으며 갈비뼈 절제와 근육 및 피부 재건을 위해 흉부외과, 성형외과 의료진 또한 수술에 참여했다.
장시간에 걸친 수술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고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에서 완연한 회복 추세를 보인 피터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
김송철 교수는 “피터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연골육종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운 드문 병으로 이번 수술은 성공적으로 시행됐다”며 다만 “연골육종의 특성상 재발의 가능성이 높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