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약대학교(Nyack College) 이정행 교수는 탈북자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심층인터뷰를 토대로 북한의 최근 수학교육 실태를 조사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교수의 논문 ‘무한한 거리에 있는 지척의 학교(Adjacent Schools with Infinite Distance)’에 따르면 북한의 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주당 7시간씩 수학 과목을 가르치도록 돼있지만 실제 상당수 학교가 주당 3~4시간밖에 실시하지 못했다. 농장이나 건설현장에 동원되는 경우가 많아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면 교사를 해고할 만큼 수학을 중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숙제를 제때 하지 않으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매질하는 등 강압적인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조사자들은 진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고등학교 2, 3학년이 되면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맨 앞줄에 앉히고 성적 순서대로 뒤쪽으로 배치를 한다. 하위권은 맨 뒷줄에 앉게 한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자본주의 경제에서나 필요하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확률·통계를 가르치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통해 시장경제를 일부 수용하려는 시도와 함께 확률·통계를 수학 교과서에 포함시켰다.
이 교수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