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도 색이 있다?’, 빨강, 노랑, 초록색 땀의 원인은 무엇?

‘땀에도 색이 있다?’, 빨강, 노랑, 초록색 땀의 원인은 무엇?

기사승인 2012-07-09 10:29:01
[쿠키 건강] 취업준비생 박 모 씨(26)는 계절을 마다하고 땀으로 ‘진땀’ 빼기 일쑤다. 식을 줄 모르고 흘러내리는 온 몸의 땀 때문이다. 특히 손에 땀이 많아 간혹 운전대를 잡다 핸들이 미끄러지는 일이 있을 정도여서 땀을 닦다 축축해진 손수건을 매일 바지 뒷주머니에 달고 사는 건 기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흰색 상의를 입지 못한다. 얼마 입지 않아 겨드랑이와 등 뒤가 노랗게 변색되기 때문이다. 워낙 땀이 많아보니 땀에 쩔어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박 씨. 얼마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 ‘색한증’이란 질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다. 여름철 대표 땀(汗)질환인 색한증·무한증·다한증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흉부외과 황정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땀에도 색깔이 존재한다? '색한증'

땀은 피지와 함께 피부의 건조를 막고 표면을 정상으로 유지하며, 노폐물 배출과 체온을 조절하는 일종의 ‘냉각장치’ 역할을 한다. 땀은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을 많이 해 체온이 37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우리 몸의 19~24만개의 땀샘에서 하루에 보통 0.6~0.7L 정도 분비된다.

보통 무색으로 알려져 있는 땀에서 노란색, 녹색, 푸른색, 검푸른색, 갈색 등의 색깔이 나타나는 경우를 ‘색한증’이라고 한다. 몇 해 전 중국에서는 붉은색 땀을 흘리는 남아의 사연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색한증은 겨드랑이나 외이도, 눈꺼풀, 항문, 코 옆에만 존재하는 큰 땀샘인 아포크린샘(apocrine gland)에서 주로 발생하며, 보통 겨드랑이와 얼굴, 유두, 생식기 등에서 발견된다.

색한증은 내인성과 외인성으로 나누는데, 내인성의 경우에는 아포크린선의 자체변형이나 지질대사 장애에 의한 것일 수 있으므로 조직검사나 혈액, 소변검사를 통해서 신체의 질환이나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색한증은 외인성으로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서 분비된 땀샘이 착색된 경우가 많다.

황정주 교수는 “외인성 색한증은 대부분 노란색이며 증상이 심할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속옷이 착색되는 것 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색한증 자체가 인체에 특별한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아니지만 땀을 자주 닦고 샤워를 자주 해 항균 비누를 사용해 땀을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 '다한증'

남들보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은 생명과 관계가 없는 질환이지만 심한 경우 사회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올만큼 심각한 경우가 있다. 보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겪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장애로 다가오는 것이 다한증이기 때문이다. 다한증은 극도의 긴장상태나 세밀한 작업 및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교감신경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전신이 아닌 국소적, 즉 두피, 안면, 손, 발, 겨드랑이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는 것을 말한다.

다한증은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다한증은 그 원인을 모르며, 빈도는 전체 인구의 0.6~1% 정도에서 발생한다. 또 다한증 환자의 약 25~50%에서는 가족력을 보이나 이차성 다한증의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만, 당뇨병, 폐경기 등의 후유증이나 갈색종, 전립선암 등의 호르몬 치료 후에 발병한다. 땀이 주로 많이 흐르는 부위에 따라서 손?발바닥, 겨드랑이, 안면 다한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황 교수는 “다한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항 불안제제나 수면제, 항 콜린제를 투여, 이온 영동법, 보톡스 주사 등의 내과적 치료뿐 아니라 땀샘을 조절하는 교감신경 전도를 차단하는 외과적 치료를 행하기도 하므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온 조절 불가로 혼수에 이르는 ‘무한증’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문제지만 전혀 흘리지 않는 것도 건강상의 큰 문제이다. 이를 ‘무한증’이라고 하는데 땀을 흘리지 않아 오히려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한증은 다한증보다 훨씬 위험하다. 땀구멍이 막혀 체온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발견되지 않은 무한증으로 인해 혼수에 이르기도 하며, 전신적인 무한증의 상태가 체온 조절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면 무한증성무력증이 나타날 수 있다.

황 교수는 “무한증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기립성 저혈압, 선천성 외배엽 결손증, 다발성 경화증, 홍반성 루푸스 등의 병이 있을 때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당뇨병성 신경병증, 건선, 아토피 피부염, 어린선 등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피로감, 불쾌감, 두통 등이 생기고 점차 구역질, 현기증, 심계항진, 흉통 등을 느끼게 된다. 무한증 환자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만약 땀띠가 생기면 수시로 샤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가 메마른 사람일수록 가려워서 자주 긁게 되고 긁으면 각질이 더 두꺼워져 피부가 더욱 건조해지므로 보습제를 수시로 바르는 것이 좋으며 약물에 의한 무한증일 경우 복용 약을 바꾸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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