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 세계 위협 신·변종 바이러스, 동물을 조심해야

[인터뷰] 전 세계 위협 신·변종 바이러스, 동물을 조심해야

기사승인 2012-07-09 12:27:01


김우주 신종인플루엔자범부처사업단 단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사스 원인 밝혀낸 말릭 패리스 교수(홍콩대학교 보건대학 바이러스학과 교수)

[쿠키 건강] 최근 개봉된 영화 ‘연가시’에서는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인간을 숙주로 삼는 변종 기생충으로 변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현재에도 인간과 곤충은 아니지만 인간과 동물을 뛰어넘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존재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2009년 대한민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A. 정식 명칭은 인플루엔자A/H1N1이다. 인플루엔자는 H 16종, N 9종이 존재하며 각각에 번호를 붙여 표기한다. 2009년 유행한 A/H1N1 독감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H1N1 유형의 바이러스가 1918년 스페인에서 대유행해 ‘인류 최악의 감기’로 불리며 20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과 같은 유형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종플루A는 사람, 돼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혼합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간 전파와 유전자 변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과 임상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우주 신종인플루엔자범부처사업단 단장과 2003년 전 세계 32개국 8만3000여 명이 감염되고 10%가 사망했던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스’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의 변종이라는 사실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말릭 패리스 교수를 만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미래 대유행 바이러스 예측 불가, 백신 접종이 최선

현재 특정 주기는 없지만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12년 현재 미래 대유행(Pandemic)을 예측해 볼 수 있냐는 질문에 말릭 패리스 교수는 예측은 어렵다고 답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뿐만 아니라 1997년 홍콩에서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6명이 사망했다. 1999년에도 변종 독감이 있었고 2003년 사스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에 의한 것이었다. 2009년 신종플루 역시 변종이었고 기존의 형태에서 조금씩 변형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어떤 바이러스가 온다고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 또한 “특정 바이러스가 대유행 한다고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특히 바이러스 유형이 유전자 변이나 종간을 뛰어 넘는 형태로 오고 있어서 최신 지견에 대한 임상연구와 이를 통한 백신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리스 교수는 개인위생관리가 예방이 가장 쉬우면서도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유행 지역과 장소를 알 수는 없지만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으로,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고 감염 가능성 최소화를 위한 관리를 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감시 체계를 갖추고 빠른 진단이 가능토록 하는 것, 백신 개발 등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규명된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해마다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다. 독감은 낯선 질환이 아니며 대부분 한두 번쯤은 독감에 걸리고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독성이 강하지 않다는 의미다. 2009년에 유행한 것도 ‘신종’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해마다 같은 독감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독감은 해마다 유행하는 종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재접종 하는 것이 최선이다.


◇종간을 뛰어 넘는 바이러스, 동물을 조심해라

말레이시아에서 유행해 1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니파’ 바이러스는 신종 바이러스다. 일명 ‘돼지열병’으로 불리는데 감염자 대부분이 양돈장에서 작업하는 남자 가운데 돼지와 접촉한 사람이었다. 돼지에서 감염된 경우는 많았지만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 최근에는 종간을 뛰어넘는 감염병이 많다. 인간 광우병이라고 불린 것도 동물인 소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됐다.

김우주 교수는 “동물과 인간 즉, 종간을 넘나드는 바이러스가 많은데 이러한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이 사람에게 주로 바이러스를 옮긴다, 전체 감염병 중에서 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하는 감염병이 70%로 알려져 있고 현재까지 돼지와 조류, 소 등의 동물에서 바이러스가 시작한 것처럼 앞으로 오는 신종이나 변종 바이러스도 동물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인간뿐만 아니라 돼지나 닭, 소 등의 동물 위해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리스 교수는 “바이러스의 시작이 대부분 동물이었기 때문에 다음번 바이러스도 동물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인간과 동물에 공통적으로 걸리는 감염병이 존재한다”며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 대한 관리와 연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인수공통감염병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O-157), 일본뇌염, 브루셀라증, 탄저, 공수병(광견병),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변종 크로이츠펠드-야콥병(vCJD), 큐열, 결핵 등이 있다.



◇인플루엔자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후 우리나라도 독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다. 정부 관련 부처와 산학연이 협력한 사업단을 발족하면서 세포배양백신과 면역치료제 등에 대한 개발이 한창이다.

김우주 교수를 사업단장으로 한 신종인플루엔자범부처사업단은 신종플루 대유행 다음해인 201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을 받았다. 호흡기를 통한 신속 감별키트와 세포배양백신, 면역보강제 백신, 인플루엔자 치료제 등을 개발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세포배양백신의 전임상을 마쳤으며 임상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김 교수는 “백신 개발을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 하고 있고, 아직까지 완전하게 개발된 백신이나 키트는 없지만 1년 반의 시간 동안 연구 성과는 있었다”며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초기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고생을 했었다. 대한민국의 고유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위협에 국가적인 대비와 연구개발 대응체계를 갖춰 어떤 인플루엔자가 오더라도 대응하고 감염 차단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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