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날수록 심해지는 하지정맥류, 초기에 잡자

시간 지날수록 심해지는 하지정맥류, 초기에 잡자

기사승인 2012-07-16 16:09:00
[쿠키 건강] 하이힐은 패션의 완성이라며 대학생 때부터 하이힐을 즐겨 신었던 회사원 정모 씨(여·32). 힐을 신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날 저녁이면 다리가 붓고 아프지만 하이힐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유난히 다리 핏줄이 도드라져 보였지만 무심코 지나치고 지내기를 2년. 무더운 여름날 보기 흉한 다리 때문에 짧은 옷은 입지도 못하고 하이힐을 신기만하면 고통이 더욱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정모 씨는 수술 후 레이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 여성이 앓았던 질환은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다리가 쉽게 붓고 종아리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게 된다. 흔히 하지정맥류는 4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높은 굽의 신발이나 레깅스, 스키니진 같이 하체에 꼭 맞는 옷을 즐겨 입는 젊은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발병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전체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김승한 한솔병원 정맥류클리닉 과장은 “여자에게서 하지정맥류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이 혈관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고, 임신, 출산 과정에서 복압이 높아져 혈액순환에 지장을 받고 다리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스타킹이나 하이힐 등을 많이 신기 때문”이라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웨지힐 또한 다리에 무리가 간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가 발병하면 근육 경련이 자주 일어나며, 외적으로 다리에 푸른 혈관이 비치거나 혈관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온다. 증상은 보통 종아리부터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위로 올라가며 사타구니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한 번 늘어난 혈관과 이상이 생긴 판막은 저절로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이를 방치하면 경련과 부종, 피부색 변화, 피부 궤양, 혈전 등 합병증을 불러오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은 원인 부위 및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데, 우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어떤 정맥이 막혀있는지 판막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질환 초기 단계에는 적당한 휴식과 운동, 압박 스타킹 착용 등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신으로 인한 경우에는 산욕기를 거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압박 스타킹 착용과 같은 보존요법 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라면 혈관경화요법이나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를 해야 한다.

혈관이 심하게 확장되지 않았거나 작은 정맥에만 이상이 있다면 문제가 있는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해서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심한 정도에 따라 치료 횟수가 결정되며, 보통 2~4회 정도 치료한다. 외래에서 간단하게 치료가능하며 치료 흔적이 거의 남지 않고 치료 기간 중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만 큰 정맥이 망가져 하지정맥류가 심한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주로 레이저 치료를 시행하는데, 레이저 치료는 손상된 혈관에 레이저를 쬐어 정맥을 수축시키는 방법으로,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함이 적다.

김승한 과장은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상태가 점점 악화되기 전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외관상증상이 없어도 다리가 자주 붓고, 무겁고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개인 스스로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다리에 찬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고, 잘 때는 다리를 베개 위에 올려놓아 심장 위치보다 높게 해 피가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틈날 때마다 까치발을 들거나 빨리 걷는 운동을 하면 다리 아래쪽에 고인 피를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혈관의 주변 근육이 튼튼해져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