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코 고는 아이, 편도-아데노이드 확인해야= 아이가 코를 골면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가 코를 고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은 편으로,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8~1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고 한다. 아이에게 코골이가 있다면 가장 먼저 편도-아데노이드가 남들보다 비대한지 확인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목젖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나 뒤쪽에 위치한 아데노이드(인두편도)가 비대한 경우 코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기도가 좁아져 숨의 흐름이 고르지 못해 코골이를 일으킨다. 어린이는 구개편도가 비대하면 아데노이드도 같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아데노이드는 보통 7세 이후가 되면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지는데 크기가 줄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편도선염이 자주 재발하면 편도 조직이 염증의 저장고처럼 변하므로 편도를 절제하는 편이 더 낫다.
◇집중력 저하로 낮 활동 지장… 얼굴형 변형도 일으켜= 소아의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코골이가 유발하는 여러 가지 악영향 때문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두경부전문클리닉 주형로 박사는 “소아 코골이는 아이의 두뇌발달과 성장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이라며 “코골이를 하면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 집중력 저하, 주의 산만 등 낮 시간 활동에도 지장을 준다”고 설명했다.
성장기에는 수면시간에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또 코를 심하게 골면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혈액 내 산소농도가 떨어진다. 특히 뇌는 산소 농도에 예민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두뇌 발달이 저하되고 낮에도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정상적인 코 호흡을 하기 어려워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그러면 위턱이 돌출되고 아래턱은 뒤로 처져 이른바 ‘말상’으로 얼굴형이 변하거나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습도 높은 여름이 편도 수술 적기=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후 재발을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지만 안심해도 된다. 주형로 박사는 “요즘은 피부 절개 없이 입을 통해서 내시경과 코블레이터를 이용해 비대해진 편도와 아데노이드 조직을 정확히 파악해 절제하므로 재발의 위험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특히 아데노이드 수술은 섭씨 40~70도의 저온 고주파인 코블레이터로 절제하기 때문에 재발될 염려가 거의 없다.
특히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은 겨울보다 여름에 하면 좋다. 편도 점막은 건조함에 매우 취약하다. 건조한 환경에선 점막 재생 속도가 더디고 수술 후 통증도 심할 수 있다. 때문에 습도가 높은 여름은 수술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방학을 맞은 아이가 여유를 갖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