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비행기 안,안구건조증 주의= 여름휴가 때 많이 이용하는 이동 수단 중 하나인 비행기 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안구건조증이다. 비행기 기내의 평균 습도는 약 20%로 일반적인 사람들이 쾌적함을 느끼는 습도인 50~60%에 비해 상당히 건조하다. 특히 수분에 민감한 눈은 공기에 노출되는 즉시 수분이 증발하기 시작한다.
습도가 낮을수록 눈물의 증발은 심해져 눈은 수분을 잃고 메말라진다. 이로 인해 눈에 특별한 문제가 없던 정상인의 경우에도 습도가 낮은 기내에서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내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발 전 날 과음, 과로를 삼가고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눈이 건조해지는 느낌을 받으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인공 눈물을 사용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콘택트렌즈는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기내에서는 가급적 안경을 착용한다.
여행 중에는 평소보다 위생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만큼 손에 묻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멀미 방지를 위해 패치형 멀미약을 붙어야 한다면 부착 후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패치형 멀미약을 만진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비비게 되면 눈동자의 산동 및 조절마비를 유발해 갑작스러운 시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1주에서 2주까지도 시력 저하 현상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대표원장은 “여름휴가 시즌 이후에는 안과를 찾는 사람이 크게 증가한다. 휴가 시즌 특히 각결막염과 같이 관리 소홀로 인한 질환이 대부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여행 기간 중에는 무방부제 물티슈를 사용하거나 손을 자주 씻는 등 오히려 평소보다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계곡 등 물놀이 장소, 미생물 감염 확률 높아= 여름휴가에서 빠질 수 없는 일정이 바로 물놀이이다. 하지만 여름휴가 이후 눈의 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눈의 결막과 각막 부위는 외부에 노출돼 있어 세균이나 유해물질에 감염되기 쉬운데다 사람이 많고 온도가 높은 수영장과 바닷가 등에서는 서로 접촉이 많아 눈병이 잘 생기고 전염도 빠르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 착용자의 경우 물놀이 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막과 렌즈 사이에 존재하는 미생물로 인한 감염은 각막염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시력 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다. 렌즈를 착용할 경우 조심해야 할 균은 가시아메바다. 가시아메바란 물속에 서식하는 기생충으로, 일반인에 비해 렌즈 착용자의 감염 확률이 약 450배 가량 높다. 바닷가나 계곡, 강뿐만 아니라 수영장에도 존재하는 균이다.
두꺼운 세포벽을 가지고 있어 소독된 물이나 렌즈보존액 등에서도 살아남는다. 일단 감염되면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끼며 눈부심 증상이 나타난다. 각막염이나 각막궤양 등으로 발전할 수 있고 심하면 각막 천공으로 이어져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수돗물이 묻은 손으로 렌즈를 만지지 말고 반드시 손을 건조시킨 후에 교체하는 것이 좋으며, 오래된 보존액이 담겨 있던 렌즈통은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바닷가나 계곡에서 접하게 되는 모래나 자갈도 눈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모래사장에서 눈에 모래가 들어갔다면 즉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내고 인공눈물 등으로 세척을 해주는 게 좋다. 가볍게 보고 그냥 방치했다가 염증을 유발하거나 다른 안구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고 모래가 귀에 들어가면 중이염이나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모래 장난은 삼가 하는 게 안전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mi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