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펜싱 신아람 억울한 1초, 다시 재보니

“이런…” 펜싱 신아람 억울한 1초, 다시 재보니

기사승인 2012-08-01 21:01:01

[쿠키 과학] ‘똑딱’, 무심코 지나치는 1초였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분루를 삼켰던 신아람(26·계룡시청)이나 이를 지켜보며 분노했던 수많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길고 긴 1초였다. ‘멈춘 1초’는 올림픽 오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1초였다.

그러면 정확한 1초는 어떻게 측정될까.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시간센터의 권택용 박사에 따르면 금속원자의 진동 주파수가 활용된다. 금속원자들은 복사선을 방출하는데 금속원자마다 다른 진동수를 갖고 있다. 금속원자가 발하는 복사선의 진동수를 재 오차 없이 1초를 유지하게 되는 원리다.

현재는 진동수가 다른 금속원자에 비해 안정적인 세슘원자가 활용된다. 세슘원자가 방출하는 복사선이 91억9263만1770번 떨리면 1초로 본다. KRISS는 좀 더 정확한 1초를 구하기 위해 세슘원자의 진동수를 측정하는 원자시계 5대와 수소원자 시계 4대를 돌리고 있으며 이 9대의 평균값이 산출되는 표준시계 KRISS-1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 휴대전화에 표시되는 1초에는 원자시계의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KRISS-1은 국제표준시인 세계협정시와 비교해 30억분의 1초 이하의 오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 현대 과학은 시간을 얼마나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 권 박사에 따르면 현재 시간을 나타내는 시각의 개념에서는 30억분의 1초까지 가능하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미국표준기술연구소와 콜로라도대학이 보유한 스트론튬 시계로 3억년이 흘러야 1초의 오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운용 중인 원자시계는 30만년 후에 1초 오차가 나타난다.

권 박사가 과학적으로 분석한 신아람의 준결승 역전패 판정은 오심이었다. 그는 브리타 하이데만(독일) 선수가 세 번 공격하는 데 걸린 시간은 모두 1.42초였다고 분석했다.

펜싱이 초의 길이에 대한 관심을 불렀다면 수영에서 박태환과 쑨양의 공동 은메달은 초를 얼마나 미세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로 흥미를 끌었다. 스포츠 경기에서 초를 다투는 기록경기의 경우 100분의 1초까지 측정하고 있지만 두 사례를 볼 때 1000분의 1초까지 측정한다면 혼란을 줄였을 수 있다는 게 권 박사의 설명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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