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일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 온 몸이 땀으로 젖기 일쑤다. 특히 머리는 감고 나서 몇 시간만 지나면 피지가 분비돼 냄새가 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냄새가 나는 것이 정상이지만 과도한 피지 분비나 호르몬으로 인해 심하게 냄새가 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머리에서 나는 ‘정수리 냄새’에 대해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머리 냄새 원인은 피지 분비, 성장기 때 심해져
머리에서 나는 냄새의 일차적인 원인은 피지 분비다. 머릿결을 윤기 있게 해주기 위해 피지선에서 피지가 분비되지만 분비된 피지에 땀이나 공기 중의 세균 또는 곰팡이 균이 섞이고 공기 중에서 산화되면서 특유의 머리 냄새가 나게 된다. 흔히 머릿속 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땀 자체가 냄새가 나도록 유발하지는 않는다. 땀에 여러 세균들이 들러붙으면서 냄새를 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머리에 피지가 유난히 많이 분비되는 사람이 냄새가 더 심할 수 있다.
생리적으로 점차 성장하면서 사춘기에 접어들면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피지 분비가 증가해 머리 냄새가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지루피부염과 모낭염, 두피건선과 같이 병적인 상태에서도 피지 분비가 많아지므로 머리 냄새가 생기거나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질환에서는 흔히 피지와 각질이 증가하고 두피 염증으로 인해 세균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세균의 번식이 활성화돼 머리 냄새가 심해진다.
두피나 목 뒤에 모낭염이 많이 생기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세균과 염증 예방 효과가 있는 항균 샴푸나 관련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두피 건선의 경우 건선 치료에 준해 치료해야 한다.
◇항균 세정제 사용해 유기물 분해해야
머리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청결과 피지 제거가 중요하다. 머리를 감을 때 세균, 유기물을 분해해서 냄새가 나는 것을 막아주는 항균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각질과 세균을 제거할 수 있는 약용샴푸 제품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머리 냄새를 없애주는 헤어 토너나 에센스 등의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개인 위생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분비된 땀이 잘 건조되지 않아 머리카락이 감싸고 있는 두피에 습한 환경이 조성되고, 이러한 두피 환경은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돼 머리 냄새를 악화시킨다. 드물지만 병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 환자에서는 경구약인 글리코피롤레이트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시원한 바람으로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젖은 머리카락에 공기 중 외부 노폐물이 잘 들러붙기 때문에 머리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부 여성들은 젖어있는 상태에서 머리를 묶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머리 냄새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피지분비를 증가시켜 머리 냄새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루성 피부염이 심한 경우에는 비타민 A, D 물약을 머리에 국소적으로 발라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 A와 D는 머리 냄새의 원인이 되는 두피 각질을 벗겨내는데 효과가 있다. 녹차 우린 물을 머리 헹굴 때 사용하는 것도 어느 정도 머리의 피지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여름 보양식은 많이 먹으면 오히려 땀 분비가 촉진되는 경향이 있어서 머리 냄새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