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모델’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최근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이 업종 불문하고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인 것이 그 예다. 일반인들이 다른 연예인보다 개그맨에게 더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끼는 데다 웃음까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가지’에서 뚱뚱한 남자 콘셉트로 스타덤에 오른 개그맨 김준현은 요즘 생활용품, 과자, 공익광고 등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 ‘페리오 46㎝’ 치약 광고에서는 여장을 한 김준현이 잘생긴 배우 이승기의 이가 더러운 여자친구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오리온 ‘고래밥’ 광고에서는 유행어 “고래∼”를 제품명에 대입해 개콘의 한 코너를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신보라 김원효 등 다른 개그맨들도 광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또 다른 방법은 광고 모델이 아닌 ‘웃긴 스토리’로 어필하는 것이다. 기약 없는 희망을 심어주거나 감동을 쥐어짜는 내용이 아니라 팍팍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다.
최근 크게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에너지드링크 ‘핫식스’ 광고가 대표적이다. 핫식스는 인기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국민 밉상 시누이’로 주목받고 있는 여배우 오연서와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로 인기를 얻은 배우 조정석을 모델로 기용했다. 근무시간 업무에 치여 정신없는 상황에서 입술보호제 대신 딱풀을 입술에 바르는 경우, 시간에 쫓겨 문서작업을 한 후 ‘저장하시겠습니까’라는 알림 창에 아무 생각 없이 ‘아니오’ 버튼을 누르는 상황 등을 보여준 후 ‘청춘 차렷’이라는 카피로 광고를 끝낸다. 삼성자산운용 광고에서는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시래기 한 다발도 못 사고 들어와 ‘시래기들아’를 외쳐대는 이 남자의 분노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라는 자막이 뜬다. 곧이어 진지한 이미지의 배우 차인표가 빗속에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시래기들아”를 외쳐 시청자들의 웃음을 터지게 한다.
이런 광고는 연예인인 모델을 일반인이 경험하는 상황에 놓음으로써 ‘불황엔 누구나 힘들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업계 관계자는 “각박한 현실에서는 아름다운 것들이 오히려 현실의 괴로움을 부각시킬 수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현실을 미화하기보다는 ‘한번 크게 웃고 넘어가는’ 광고가 시민들에게 더 힘을 준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