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8771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각종 건강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식사시간이 짧을수록 체질량지수가 높아 비만의 위험이 커지고, 혈액에 존재하는 중성지방수치를 높여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액 내 중성지방수치가 높은 이상지질혈증은 혈액의 점도를 높이고, 중성지방이 혈관 벽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으면 동맥경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해 생병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인자다.
김도훈 교수는 “빠른 식습관은 식사 양을 많게 해 비만 위험을 높이고 중성지방 증가, HDL 콜레스테롤 저하와 같은 이상지질혈증을 초래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게 할 위험이 있다. 이는 고혈압, 당뇨뿐만 아니라 급성심근경색, 뇌혈관질환,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여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사에서는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인 경우는 전체 조사대상의 8%, 5분 이상에서 10분 미만은 44.4%, 10분에서 15분 미만은 36.2%로, 조사대상의 약 90%, 10명 중 9명은 식사시간이 채 15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사시간이 짧을수록 섭취하는 칼로리는 높고 체질량지수(BMI지수) 또한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인 경우가 15분 이상이 경우보다 평균 약 110칼로리를 더 섭취하고 이는 밥 3분의 1 공기를 더 먹는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체중은 평균 4kg이상 높고, BMI지수 역시 25이상으로 비만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식사 시간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짧은 것으로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가져온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식사시간이 빠를수록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김도훈 교수는 “빠른 식사습관이 고지혈증의 위험을 높이고 비만을 키우는 만큼 적당한 식사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