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김기덕 감독의 신작 ‘피에타’가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김기덕 감독은 8일 오후 8시께(현지 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공식 상영관(salon de grande)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칸,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7년 만이며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를 통해서다. 이 작품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은곰상을 받았다.
이어 1994년에는 장선우 감독이 ‘화엄경’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에는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같은 해 이창동 감독은‘오아시스’로 배우 문소리와 함께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받는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와 ‘빈집’이 각각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여하며 세계 3대 영화제 주요 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2007년에는 배우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아 ‘칸의 여인’이 되었고, 2009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이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홍상수 감독이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품에 안았다. 다음 해인 201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주목할 만한 시선상의 주인공이 됐다.
‘피에타’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출품 51년 만에 최고의 영예를 품었다.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섬’ ‘수취인 불명’ ‘빈 집’에 이어 4번째로 초청됐으며 지난 2004년에는 ‘빈 집’으로 은사자상(감독상)과 젊은비평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세계가톨릭협회상 등 총 4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앞서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도 황금종려상 외에 비공식상인 이탈리아 18~19세 관객이 선정한 젊은 비평가상과 영화 매체 기자들이 뽑은 골든 마우스상, 이탈리아 유명 작가를 기리는 나자레노 타테이상을 받아 4관왕을 차지했다.
수상의 기쁨을 안은 ‘피에타’의 주연배우 조민수, 이정진은 오는 11일 귀국하고, 김 감독은 유럽 영화제 초청으로 현지에서 독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편, ‘피에타’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사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과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6일 개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