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선보인 고가 의상에 얽힌 사연을 밝혔다.
김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기념 기자회견에서 “의상 때문에 말이 많았는데 지금 입고 있는 이 옷이 그때 입었던 것이며 상의가 150만원, 바지가 60만원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한 방송프로그램의 녹화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집에 입을만한 옷이 없었다.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시간 먼저 인사동에 갔다. 어느 옷가게가 보이기에 무작정 들어가 옷을 골랐다. 직원에게 마치 살 것처럼 말했는데 150만원이라고 하더라. 이미 말을 했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그 옷을 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입었던 옷 역시 1년 내내 입었던 옷이다. 이 옷을 입고 세계 영화제는 물론 앞으로 열리는 각종 영화제에 가야한다. 1년 내내 입는데 이 정도는 용서해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에타’는 8일 오후 8시께(현지 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공식 상영관(salon de grande)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칸,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7년 만이며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섬’ ‘수취인 불명’ ‘빈 집’에 이어 4번째로 초청됐으며 지난 2004년에는 ‘빈 집’으로 은사자상(감독상)과 젊은비평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세계가톨릭협회상 등 총 4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앞서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도 황금종려상 외에 비공식상인 이탈리아 18~19세 관객이 선정한 젊은 비평가상과 영화 매체 기자들이 뽑은 골든 마우스상, 이탈리아 유명 작가를 기리는 나자레노 타테이상을 받아 4관왕을 차지했다.
‘피에타’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사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과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