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에 빠진 지구촌] 10만명이 함께 ‘말춤’…서울광장은 뜨거웠다

[싸이에 빠진 지구촌] 10만명이 함께 ‘말춤’…서울광장은 뜨거웠다

기사승인 2012-10-05 01:11:00

서울광장이 ‘말춤’으로 들썩였다. 세계적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귀에 익은 히트곡이 나올 땐 8만명(경찰 추산)의 ‘떼창(합창)’이 반복됐다. 대한민국 첫 글로벌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 그가 국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4일 펼친 무료 콘서트는 시종일관 열광의 도가니였다.

공연 시작 직전인 밤 9시55분쯤 무대에 오른 싸이는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잘 노는지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열띤 호응을 부탁했다.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공연인 만큼 한국인의 흥(興)을 보여달라는 당부였다.

이어 예정된 시간인 밤 10시 애국가가 울려 퍼진 뒤 싸이가 다시 등장했다. 2010년 발표된 5집 타이틀곡 ‘라이트 나우(Right Now)’가 문을 열었다.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8만명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월드 스타’를 맞이했다. 흡사 월드컵 거리응원을 보는 듯한 장관이었다.

‘라이트 나우’에 이어 4집에 실린 ‘연예인’을 부른 싸이는 관객들을 향해 “올해로 (데뷔) 12년째를 맞은 가수, 12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가수, 12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신인이 돼버린 가수 싸이입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인기 앞에 장사 없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국에서 (미국시장 성공을) 누군가 해낼 줄 알았는데 그게 나일 줄은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흔들어주세요’ ‘새’ ‘예술이야’ ‘낙원’ 등 히트곡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싸이는 ‘여러분’을 부르다가는 눈물도 훔쳤다. 과거 마약과 부실복무 논란 등으로 굴곡진 삶을 보냈던 그는 “다시 한번 나를 무대에 세워주신 여러분들, 내가 잘나서가 아니에요”라며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어 “나는 그냥 한국에 사는 두 아이를 가진 뚱뚱한 사람”이라며 “나를 ‘싸이’로 만들어주셔서 정말 온몸으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열기는 지구촌을 뒤흔든 ‘강남스타일’이 나올 때 절정에 달했다.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고 발을 구르며 다같이 ‘말춤’을 췄다. 10여곡을 부르고 싸이가 무대에서 내려가자 ‘앙코르’가 쏟아졌다. 그는 다시 무대에 등장해 ‘붉은 노을’ ‘챔피언’ 등을 열창했다. 싸이는 “4년마다 월드컵 응원하러 이 자리에 오는데 그때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강남스타일’은 이날 발표된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2주 연속 2위를 차지했다. 3주째 1위를 차지한 미국 팝밴드 마룬파이브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와는 점수 차가 크게 줄었다. 빌보드는 “지난주 (1·2위) 점수 차이는 3000점에 가까웠으나 이번 주엔 500점도 안 됐다”고 전했다. 빌보드 차트 매니저인 실비오 피레트로루옹고는 “(싸이에게) 다음 주에 아주, 아주 좋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1위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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