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예 걸 그룹 피에스타는 데뷔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노래도, 팀 이름 때문도 아니었다. 로엔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피에스타는 ‘아이유 걸 그룹’으로 불리었다. 소속사만 같은 것이 아닌, 아이유가 전폭적인 지지를 한다고 해서 이 같이 알려진 것이었다.
그러나 데뷔 후,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아이유’는 어느 새 사라졌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당시 느껴지는 풍의 곡 ‘비스타’는 단번에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파워풀 넘치는 안무 역시 신인답지 않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데뷔 전부터 아이유 선배님 때문에 관심을 받아서 놀랐죠. 검색어 1위에도 오르고요. 뮤직비디오를 찍고 연습을 할 때 아이유 선배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감사드리죠. 하지만 이제는 피에스타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멤버 개개인이 자신이 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스페인의 열정적인 대축제 피에스타(Fiesta)와 스타(Star)의 합성어인 피에스타는 다국적 그룹이다. 한국인 멤버인 재이, 린지, 혜미, 예지 4명에 중국 국적의 차오루, 미국 국적의 체스카가 한 팀을 이뤘다. 이들의 평균 연습기간은 4년, 팀을 이룬 뒤 호흡을 맞춘 것이 2년이 넘었다. 그러나 2년이란 시간동안 맞춘 호흡과 별개로 멤버별 성향은 톡톡 튀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인 멤버 차오루. 17살이던 2004년 중국 CCTV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실력파다. 이미 중국에서 예능과 각종 음악프로그램에서 끼를 뽐내던 차오루는 한국에 유학 왔다가,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서 데뷔하는 것을 보고 다시 오디션을 봤다. 첫 방송 후 모니터 소감에 대해 “이쁘게 나왔다”고 거침없이 말할 정도다.
한국나이 24살임에도 불구하고 동안을 자랑하는 리더 재인은 멤버들이 뽐은 팀내 미모 1순위다. 과거 인피니트의 곡 ‘파라다이스’ 뮤직비디오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역을 맡아 이미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보이시함과 여성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풍기며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는 린지는 과거 YG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당시 2NE1의 제5의 멤버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아쉽게도 인연이 닿지 않아 합류하지 못했다. 대학 수시모집 당시 실기생들 사이에서 기피대상 1호로 꼽히기도 했다
미국 국적의 체스카는 유튜브 스타다. 미국에 있던 체스카는 혼자 방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꾸준히 유튜브에 올렸고, 이 모습을 김건모, 박미경, 클론 등을 발굴한 김창환 대표가 ‘제2의 보아가 보인다’며 체스카의 부모에게 말했고, 결국 한국에 와 데뷔를 하게 됐다. 현재 엉뚱한 모습으로 팀내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다.
‘로엔에 뼈를 묻으려 했다’는 혜미는 팀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연습생 생활을 했다. 아이유, 엠블랙 천둥과 함께 6년 동안 자신을 닦은 셈이다. 데뷔가 늦어 속상한 면도 있었지만, 데뷔하자마자 쏟아지는 관심에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94년생으로 팀의 막내인 예지는 중학생 때부터 댄서 겸 연습생 생활을 한 실력파다. 중2 때 이미 홍경민, 박미경, 클론 콘서트 무대에 오를 정도였다. 단순치 춤만이 아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흑인 소울이 나오고, 타이거 JK와 랩을 한 ‘위키드’에서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다들 경력도 다양하고 성향도 다양하지만, 2년 동안 호흡을 맞추다보니 그런 다른 점이 또하나의 장점이 된 것 같아요. 서로를 보충해주고, 또 서로가 몰랐던 점에 대해 알려줄 수 있으니까요. 그럼으로서 피에스타가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실상 이들의 나이는 막내만 제외하고는 20대 초중반으로 여타 걸 그룹에 비해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피에스타에 대해서는 어리고 친근한 느낌을 갖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자연스러움이다.
“그렇게 많지도 않지만, 아주 어리지도 않은데, 다들 그렇게 봐주시더라고요.(웃음) 아마도 저희 스타일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따로 꾸민다는 느낌보다는 청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니까요. 게다가 노래를 들으시는 20~30대 분들이 친숙하다고 느끼시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죠.”
이들의 향후 희망 역시 여타 걸 그룹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자신들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연말이나 연초에 신인상을 받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그러나 “신화처럼 장수하면서 국민 걸 그룹이 되고 싶다”며 말하며 믿음을 주는 피에스타의 당당함은 여타 걸 그룹들과 어느 정도 ‘다름’을 보여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